소풍을 앞둔 어린 아이마냥
설레는 밤을 보냈다.
‘학생들이 거북이를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한편으론 아기 거북이들이
교실에서 밤을 잘 보냈을지 걱정도 되었다.
배고플까 봐 밥을 잔뜩 주고 나왔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거북이 사육 Tip>
- 수돗물을 바로 넣어주면 안 된다. 하루 이상 받아둔 물을 사용할 것.
- 밥은 5분 동안 먹을 양이 적당, 10분이 넘으면 물에 닿은 밥이 썩기 시작하므로 남은 밥은 모두 건져내야 한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학생들이 없지만 교실에는 생기가 돌았다.
“안녕? 잘 지냈어?”
다행히 거북이들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밤새 무사히 있어줘서 고마웠다.
깨끗한 물로 갈아주고 수조를 정돈했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 다가왔다.
두근두근.
“어?”
“거북이다!”
“우와!”
예상했던 대로
교실 전체가 붕 떠올랐다.
“선생님, 거북이 직업 뽑아야하지 않아요?”
“선생님, 저 거북이 직업 할래요.”
“저도요, 저도요!”
우리 학급에는
필요한 일을 직업으로 정해 전담하는
직업 제도가 있다.
“1교시 시작할 때 뽑을게.”
곳곳에서 결의에 찬 눈빛이 반짝였다.
아침 독서 시간, 마음은 거북이에게 가 있지만
몸은 반듯하게 독서를 하는 아이들.
‘내가 적임자야.’라고 말하는 듯 바른 자세를 뽐냈다.
거북이 직업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무려 100별이나 하는 선택우선권(쿠폰)을
두 개나 쓴 학생도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교실 제도 Talk>
- 선택우선권을 쓰면 가위바위보를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바로 얻을 수 있다.
- 선택우선권을 두 개 썼다는 것은, 선택우선권을 한 개 쓰는 아이들 사이에서 우선권을 갖기 위해 한 개 더 썼다는 의미이다.
- 글쓰기 과제, 발표 등으로 별을 얻을 수 있다. 선택우선권 두 개는 글쓰기 과제 1000줄, 발표 600번의 가치를 지닌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거북이 수조가 놓인 책상 앞에 옹기종기 앉아
거북이를 구경했다.
수조 바로 앞 자리가 명당이라고 했다.
아기 거북이를 귀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그렇게,
반려 거북이 두 마리와 함께하는
교실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