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by 애나

거북이들의 이름을 정하기로 한 날.

아이들은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들떠서 물었다.


“선생님, 오늘 거북이 이름 정해요?”

“선생님,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저마다 고민의 흔적이 묻은 이름들을

입 안에서 꺼내어 교실에 흩뿌렸다.

어느새 교실에는 다양한 이름 후보들이

둥둥 떠올라 모두를 정신없게 했다.


나는 작게 웃으며 아이들에게

생각해 온 이름들을 칠판에 적으라고 했다.


칠판에는 금세 열 개가 넘는

이름쌍들이 가득 들어찼다.

거북이가 두 마리이기에

커플이 되는 이름쌍을 준비한 아이들이 많았다.


자신이 생각해 온 이름을

홍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투표 결과는 반전이었다.

한 번도 홍보하지 않은,

칠판 아래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던 이름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선정되었다.


바로

호박이와 망고였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두 마리가 짝을 이루는 이름,

한 글자라도 똑같은 이름이 될 줄 알았는데,

호박이와 망고?

하나는 채소이고 하나는 과일인데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그러나 곧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선생님, 얘가 호박이고요,

얘가 망고예요.”


나는 거북이 두 마리를 구분할 줄 몰랐는데

아이들은 분명히 구분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한 마리는 짙은 초록색으로

단호박의 겉껍질과 비슷했고,

한 마리는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돌아

망고라는 이름이 어울렸다.


찰떡이었다.


미세하게 다른 등껍질의 색깔 차이가

아이들 눈에는 보였다.


의미 없는 한 쌍의 예쁜 이름이 아니라,

거북이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나올 수 있는

애정이 담긴 이름.


그 이름의 가치를 알아본

반 아이들도 대단했다.


이름이 붙으니

각 개체가 다른 존재로 다가왔다.


호박아, 안녕?

망고야, 안녕?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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