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by 애나

거북이 집사는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금붕어를 위해 샀던 대부분의 용품은

거북이와 맞지 않았다.


얕은 물높이에 맞춰 여과기를 눕혀줘야 했고

작은 자갈은 거북이가 삼킬 위험이 있어 빼주었다.

뜰채는 틈 사이로 거북이 발톱이 빠져 쓸 수 없었다.


얕은 물에 적합한 거북이용 여과기가 필요했고

비타민D와 칼슘 생성을 돕는 UVB조명이 필요했다.

조명을 쐬며 등딱지를 말릴 육지 쉼터도 필요했다.


결국,

거북이를 위한 용품들을 모두 새로 마련해야 했다.


<거북이 사육을 위한 기본 준비물>
- 가볍고 깨지지 않는 수조
- 육지 쉼터
- 거북이용 여과기
- 파충류용 UVB램프


거북이들이 새 집으로 이사가는 날,

학생들도 나도 신이 났다.

올 화이트의 깔끔한 인테리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호박이와 망고도 새 집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육지 쉼터 아래에 깊은 굴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곳을 좋아했다.


자주 굴에 들어가 있어서

거북이들이 안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한참을 안나오면 학생들은 걱정이 되어

육지 쉼터를 들어올려 안전을 확인하기도 했다.


계단을 기어 올라

처음 육지 쉼터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학생들도 나도

거북이들이 대견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뒤집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처음 거북이가 뒤집어진 날,

교실 전체가 지진이 난듯 난리가 났다.

대부분은 금방 스스로 뒤집었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올림픽 메달을 딴듯 환호했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거북이를 관찰하고

태블릿 피시로 거북이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서로 공유하며 거북이에 대해 알아갔다.


거북이를 만지거나 괴롭히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명당 자리는 항상 인기였다.


호박이와 망고도

점점 햇볕을 쐬며 느긋하게 쉬는 날이 많아졌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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