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결정이 남았다.
거북이 두 마리 중 누구를 입양보낼 것인가.
호박이와 정이 많이 들었는데.
호박이는 말도 알아듣고 똑똑하고
나의 손길에 몸을 내어준다.
망고는 내 손이 조금만 가까워져도
호다닥 도망간다.
역시, 호박이를 키워야 하나.
그런데 선뜻 그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이상했다.
6살 아들에게 물었다.
“호박이랑 망고 중에 누구를 키우면 좋을까?”
“망고!”
“망고? 왜?”
“몰라! 그냥!”
이유는 들을 수 없었지만
아들의 마음은 확고했다.
아들 바보인지라
망고를 키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결정이 어려워
다음날, 학생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선생님께서 망고를 키우시고
호박이를 입양보내면 좋겠어요.”
“왜?”
“망고는 약하잖아요.
선생님께서 거북이를 잘 돌보시니까
망고를 키우시고,
호박이는 강하니까
보내도 될 것 같아요.
호박이는 어디서든 적응을 잘 할 것 같아요.”
아,
그렇구나.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서야
결정에 확신이 섰다.
6살 아들은 마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
약한 망고를 더 돌봐줘야겠다고.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막연히 호박이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마주할 때면
벌거벗은 마음에 밝은 전등이 켜진 듯
때로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호박이를 옆반으로 보내는 날.
학생들이 우르르 따라 나와 호박이를 배웅해주었다.
거북이 직업 아이들은
옆반 선생님께 거북이를 키우는 팁들을 알려드렸다.
아주 중요한 내용을 말하는 것처럼
진지한 표정이었다.
3일 정도 교실에 거북이를 두기로 했다.
오며가며 호박이를 살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됐다.
호박이는 알고 있을까?
주인이 바뀌었다는 걸.
아이들 말대로
호박이는 낯선 환경에서도 적응을 잘 했다.
호박아,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해.
호박아, 안녕?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