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야, 안녕?

by 애나

망고가 병에 걸렸다.

추운 날씨 탓인지

며칠째 밥을 먹지 않았다.


지도를 검색하여

열 곳이 넘는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거북이를 진료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어떡하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급히 따뜻한 집에 데려가 온도를 맞춰 주고

거북이 영양제를 주문했다.


학생들은 망고가 아픈 모습에

의연히 이별을 받아들였다.


“망고가 얼른 회복하면 좋겠어요.”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망고는 조금씩 회복해 나갔다.

2주가 지나자 어느정도 밥을 먹기 시작했고

3주가 지나자 완벽히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병을 이겨낸 망고가 대견했다.


중간중간 망고가 영양제를 먹는 모습,

밥을 먹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공유했다.


편안히 밥을 먹는 망고를 보며

학생들의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망고는 ‘이제 내 세상이다!’라고 말하는 듯

활개를 쳤다.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구석에 머무는 일도 줄었다.


아, 망고가 여과기 옆 구석탱이에서 놀았던 건

호박이와의 영역 경쟁에서 졌기 때문이었나.


떠나간 호박이에겐 미안하지만

망고는 행복해 보였다.


망고만을 관찰하며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망고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듯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사료가 아니면

먹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반면에 호박이는 사료가 옆에 있거나 뒤에 있어도

휙휙 고개를 돌려 잘 찾아 먹었다.

호박이와 몸집 차이가 난 건 이 때문이었나.


망고는 약한 개체일 수밖에 없었다.


자연에서 강한 개체는 살아남고

약한 개체는 살아남지 못한다.


허나 때로 인간은 자연을 거스르는데,

약한 개체를 보듬어주는 것이 그 예이다.


학생들 말대로

망고는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였다.

망고가 겁이 많은 성격인 것은 당연했다.




두 달 정도 지나자

망고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졌다.


‘첨벙첨벙’


남편과 내가 깜짝 놀라 수조를 보니

망고가 첨벙첨벙 소리를 내며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남편과 눈을 마주보고 웃었다.


“자기 세상이네.”


남편이 말했다.


며칠 친정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밥도 주고 물도 갈아 주었다.


‘으으... 오지 마. 으으... 됐다!’


스피커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귀여워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파충류라며 쳐다보기도 싫어하더니,

이젠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여느 때처럼 수조를 청소하다가

문득 망고의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들어올려도 등딱지로 숨지 않고

파닥파닥 움직였다.


‘어...?’


나는 조심스럽게

망고의 턱을 만질만질 쓰다듬었다.

손과 발도 만지작거리며 가볍게 흔들었다.

망고는 편안하게 몸을 맡겼다.


나는 망고와 악수를 하며 말을 건넸다.


“망고야, 안녕?”


우리 모두는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망고야,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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