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벅꾸벅 졸던 날

by 애나

6살 아들과 놀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엄마, 피곤하면 들어가서 자.“

”어... 정말 그래도 돼?”


항상 놀자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인데

언제 이렇게 컸을까? 감동이었다.


안방으로 들어가는 나에게 아이가 말했다.

”메모리게임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그때까지 자.“

”어... 알았어.“


방에 누웠다. 그러자

”엄마, 나 무서워. 거실에서 자.”

“어... 알았어.”


어그적 어그적 나가 거실 소파에 누웠다.

눈을 감고 몇초 뒤

“엄마, 준비 다됐어. 메모리게임 하자.”

“어... 그래.”


아이 앞에 마주 앉았다.

아이가 내 눈을 보고 사랑스럽게 물었다.

“엄마, 잘 잤어?”


피곤한 엄마를 자고 오게 한

배려심있는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끼는 듯

살짝 들뜬 미소를 하고 있었다.


잠은 자지 못했지만

그 모습이 귀여워 눈물, 아니 웃음이 나왔다.


그날 저녁,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가 빵 터졌다.

왜 웃냐고 물으니 너무 재미있단다.

그러고는 똑같은 얘기를 계속 또 또 해달라고 졸랐다.

문득 궁금해서 물었다.


”엄마가 그때 잠을 잤을까, 안 잤을까?“


아이가 약간 멋쩍은듯 웃으며 말했다.

“안잤어.”

그러고는 또 같이 한참을 웃었다.


꾸벅꾸벅 졸던 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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