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9<첨밀밀甜蜜蜜>
1. 사랑을 알아채는건 참 늦다.
항상 늦다. 특히 나같이 둔한 사람들한테는 더 , 나름 연애를 잘한다고 자부하지만, 그건 순전히 일방적인 나의 생각일뿐일것이다. 뒤늦게 모든게 끝이나고 난뒤에서야 냉정해지고 정신이 바짝드는 이유는 뭘까. 참 사랑은 이별을 눈 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알게된다는 말이 절실히 와닿는다. 그도 참 늦었다. 소군(여명분)은 고향에 두고온 애인을 정말 사랑했다고 오랜동안 생각했다. 매일 쓰는 편지는 애인에 대한 그의 사랑을 확신하는 하나의 약속이었지만, 동지라고 부르는 그녀 이요(장만옥)와 함께 한 시간이 늘어날 수록, 애인에게 할말이 점점 생각나지않고, 펜을 잡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뒤늦게 그녀를 사랑했다는걸 알았을땐 이미 결혼을 한 이후였고, 그녀는 애인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2. 사랑은 공유하는 것
확실히 사랑은 서로의 삶을 나누는 것이다. 삶을 나누다 보니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반대로 사랑을 해서 그런것일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그것은
소중한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고, 없는 시간을 함께 쪼개고 투자해 즐거움을 두배로 늘리는 것이다.
두 사람의 벤다이어그램 속에 겹쳐지는 부분을 진하게 칠하고, 멀리 떨어져있는 각자의 부분을 조금씩 옅게 그어보는 것이다. 곁에 있는 그녀와 원이 서서히 겹쳐져갔고, 고향에 두고온 애인과는 점점 멀어져갔다.
3. 사랑은 진심이다.
사랑에 있어선 한가지 예외의 룰이 존재한다. 바로 '진심'이라는 카드다. 서툴고 투박할지라도 진심어린 말이라면 화려하고 번지르르한 수사여구보다 백배의 효과를 발휘한다. 쥐를 무서워 한다는 이요를 웃게 해주기 위해서 등에 미키마우스를 새겨넣는 조직폭력배 보스의 귀여운 행동을 보라. 참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늘 진심과 함께 한다고 믿는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거짓됨 없는 솔직한 감정으로 대해야 하는것말이다. 유난히 우리는 사랑하는 이 앞에서 감정을 숨기기가 어렵고, 속이려고 할 땐 어설픈 발연기를 펼친다.
4. 사랑은 비교를 통해서
사람은 참 간사하다. 있을 땐 잘 모르지만 없어져야만 비로소 참가치를 깨닫는다. 허를 통해 실의 넉넉함느끼고, 무를 통해 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불편함을 통해 현재 내가 누리고있는 편함을 알게되고, 애인의 부재를 통해 사랑을 더 느끼게된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 알게되었다. 그녀를 사랑했음을, 사랑하고 있음을.
5. 사랑은 과감한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꽤 과감한 선택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감정이 늘 앞서기 마련이다. 사랑은 늘 비난 받기 일쑤였던 '충동' 이라는 것이 유일하게 용서받고 인정받는 영역이니까. 훅들어오는 고백에 마음이 무너지고, 예상치 못한 스킨십에 흔들리는게 사람마음이고 사랑이라는 감정이니까. 남자여서 끌렸고 여자여서 설렜다. 순박한 성격에 비해 과감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중적인 그는 늘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서로를 동지라고 부르며, 불안한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끌고 가는 두사람. 참 과감하기도 하지.
6. 굳이 너였으면 좋겠다.
늦었지만, 많이 어긋났지만, 때론 잘못된것을 알았지만, 단 하나 변함없는 건 '사랑'이었다. 잡을수없는 허상인 '사랑'을 했다. 그 사람이 없을땐 이 모든게 공상이고 허깨비였지만, 그 사람 앞에서면
모든게 확실해지고 선명해졌다. 모든걸 다 떠나서 꼭 그 사람이여야만 했다. 그래서 그는 결혼한지 얼마되지않았지만 이혼을 결심하고 마음속의 그 사람을 쫓아가기로 했다. 비록 어디있는지, 어떻게 사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굳이 너 였으면'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사랑.
등려군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뉴욕의 한 가전제품 상점 앞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처럼 많이 늦고 빗나가더라도, 사랑이라는 번호표를 받기위해 오랜동안 줄을서서기다려야 한대도, 언젠가 이루어지는 거라면 꼭 그 자리를 지키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