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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Jul 05. 2022

지레짐작금지

인터넷이안되요

윈도우 7을 이제야 보내고 (멜론과 카톡만 되었어도 버텼을) 윈도우10을 깔았다. 프로그램들도 다시 모조리 설치하고 컴퓨터를 모니터에 연결하니 인터넷이 안 된다. 먹통이다.  조교샘에게 물어 알아낸 전산실 담당자 번호로 전화를 건다.

‘선이 어디로 연결되어 있나요? 공유기가 있나요?’ 

‘네 무선공유기 같아요, 선이 1,2,3 이렇게 빠져나오는데, 하나는 저쪽에 하나는 제꺼랑 연결되어있어요’ 

‘벽에서 나온 선이 어디로 연결되어 있죠?’

‘잠시만요, 선이 너무 엉켜서 모르겠어요. . 아 하나는 전화선에 연결되었고 하나는 네모난 단순한 공유기에 연결된거 같아요’

‘무선을 잘 되고요?’ 

‘네 무선은 노트북에서 쓰고 있는데, 잠시만요. 다시 확인해 볼게요. 네 잘 되네요.’

‘그럼 컴퓨터에서 윈도우버튼과 R키보드를 같이 누르세요.’

‘네 그리고 cmd라고 쓰고 엔터치세요’

.....     

뭐 이런 길고긴 통화를 하고서, 

‘네 확인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전화를 끊는다.      

난 혹시나 해서, 바탕화면에서 이더넷아이콘을 더블클릭한 후, <문제해결>버튼을 눌러본다. 시계가 좀 도는가 싶더니 <인터넷선이 불량하거나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라는 결과를 보내준다. 메세지가 지시하는대로, 의자에서 일어나 컴퓨터에 연결된 인터넷 선을 뽑고 입으로 훅훅 불고 다시 야무지게 꽂는다. 자리로 돌아와 웨이브 아이콘을 더블클릭. 엇. 된다 인터넷.      

그렇다. 선을 다시 꽂으면 되는 것을 그 난리를 떨었는데, 생각해보니 컴퓨터를 새로 설치해서 뭔가 잘 안 될 것이라는 내 선입견이 일을 이렇게 번거롭게 만든 것이다. 선입견. 지레짐작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근데 그러한 것들은 그동안의 경험에서 유발되는 것이라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늘 처음처럼. 모르는 것처럼 하면 의외로 단순히 해결되는 일들이 많은데 미리 멀리간 마음이 사건을 단순히 보기 힘들게 한다.

 인간관계든, 일이든간에. 그래서 처음본 사람보다 아는 사람과의 관계가 자주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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