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4인의 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ERIN Feb 18. 2016

나에겐 일요일이 너무 짧다

B#3.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by 김서령


라오스 자원봉사 길에 잠시 접했다가 작가의 맛깔스러운 글 맛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빌린 책이었는데 아직도 한 달이 넘게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벌써 세  번째 반복 독서 중이다.


샛길 산책자
김서령의
쫄깃한 일상
다정한 안부


여느 일상 에세이처럼 이 책 또한 작가의 일상의 순간이, 생각이 담겨있다.

작가가 쓰는 의태어들이 너무나 재미나서 절로 웃음이 낫던.. 쿨한 작가!


「자울자울,움냐움냐,나긋나긋,오골오골,둥기둥기」


감히,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과 모습이 나 같단 생각을 잠시나마 했었지만..

결론은 난 작가만큼 쿨하지 못하다! 그래서 더 좋은가 보다!


「나에겐 자유가... 자유로운 관계 맺음이 필요해... 이 휴... 」

「거짓말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올까? 」



#1. 아침

ㅡ 호텔 캘리포니아

처음부터 빵 터지게 했던, 엄마의 너무나도 당연한 오해와 속상하셨던 이유에 작가처럼 찍 소리 못하고 수긍했다.


"도대체 어떤 거지새끼를 만나길래 지가 호텔비를 다 내고 다니나. 내가 울화통이 터져서 정말!"


정말 엄마가 이겼다. 푸훗!


ㅡ 거문도로 떠나요 & 블라디보스토크행 뉴 동춘호

나의 민낯과 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는 친구들은 애석하게도 나에 비해 너무나 바른 아이들인지라 누군가와 무작정 여행을 떠날 기회가 없었다. 물론 홀로 지르고 가는 여행은 있었지만.. 냅다 지르고 같이 갈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세상 사는 대 좀 더 짜릿하지 않을까..?


ㅡ 흰 개 봉수, 그리고 흰 개 봉자

결국 울었다. 나에게도 이젠 제법 나이 많은 강아지가 있기에.. 조금씩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아니까.

작가의 생각처럼, 병에 대해 몰랐다면 좀 더 행복하게 오래 지내다 세상을 떠났을까?


#2. 점심

ㅡ 프러포즈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미 결정하고 난 이후에 하는 이벤트성 프러포즈는 아무 의미 없다 생각했다. 지금도 물론! 가끔은 남들이 다하는 거 억울해서라도 받아낼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여전히 그런 거... 싫다.

뭐... 그렇다고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남들이 물을 때마다 어떤 게 좋을까 생각해봐도 막상 떠오르지 않았다.

일련의 시련 같은 사건을 겪고 나서 인지 문뜩 떠올랐다.

받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뻔히 계획된 여행 말고!) 여행을 가서 둘이 손잡고 걷다 받는 프러포즈라면...

그 걷는 길이 같은 곳을 바라보면 웃는 길이였음 좋겠고, 그래서 한참을 바라보며 웃다가 같은 걸 공유했다는 느낌 그대로 앞으로도 우리 함께 공유하자 라는... 프러포즈라면...


에잇! 바라느니 내가  해버릴까 보다! (그게 더 빠를 거 같아.. -_-)


ㅡ 부엌, 요리하는 공간

"나를 위해 재료를 사고 나를 위해 요리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꽤나 쓸쓸한 일이었다"


요리엔 잼뱅이다. 요리라 함은 먹는 순간 맛과 더불어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스미는...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거라 생각하므로... 그래서 나는 요리에 잼뱅이다.

이제껏 요리를 하면서 기쁨에 들떠 정성 가득해본 게 손에 꼽는 듯하다. 그런 요리가 아니라 그저 레시피대로 기계적으로 해나가던 건 많았지... 간 맞추는데 초집중 모드로 신경 팍 써가면서.. 그럴 땐 다들 맛있다 해도 나에겐 그저 그런... 가끔 쓰기도 했다. 여러 가지 나의 호기심 중에 요리는, 가끔은 즐기고 싶지만 만드는 것에 영-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왜지... (배품 모드가 부족한 건가... 흐흠..)


ㅡ 아빠들

아버지, 노노... 아빠다. 나와 아빠의 관계는.. 사춘기 시절, 엄마와 동생을 대리하는 대표자로써, 아빠와의 문제에 있어서 앞장서서 싸우는 사람이었다. 엄마와 동생은 좋은 게 좋은 거야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었다면 난, 아빠를 닮아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 덤비는 스타일이었던지라 엄마에겐 분란을 일으키는 골칫거리 임에도 의지하는 장녀였고, 남동생에겐 장남의 짐을 덜어주는 누나였다. (동생에게 확인 받음!) 서로 닮았던 터라 붙게 되면, 끝이 나질 않았다. 그런 아빠가 나이가 드시고 점차 변하시더니 그동안 말 못 하셨던 엄마가 따박따박 잔소리를 해도 대부분 받아주시고 (대부분이다. 성격은 성격인지라 순간 화가 나시면 버럭은 여전하다. 큭큭-) 나에게도 의지하는 게 점점 커가는 걸 느낀다. 장남인 동생이 아빠 성격이 아닌 엄마 성격을 닮아서 집 안 어른들은 다들 아까워하셨다. 아빠도 대놓고 얘기한 적도 있었고.. 직접적인 말 때문에 순한 동생 맘에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덕분에 나와 남동생은 다른 남매보단 더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아빠와 나의 관계는.. 서로 닮아서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는.. 미운 부분이 결국 나의 일부분인 게 아닌가..!

* 작가 친구 J  왈, 애반 : "애" 인같고 "반"려동물 같은 이불. (자신의 거위털 이불 애칭이란다! 푸핫!)


"가끔 생각한다. 내 소설의 독자는 누구일까. 어떤 이들이 내 소설을 읽고 내 소설로  위로받을까. 나는 누구를 위해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일까. 내 책을 읽는 그대들은, 누구일까."


#3. 저녁

ㅡ 여행의 목적

"당신이 없는 곳에서도 나는 이렇게 잘 지내."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나는 이렇게 잘 지내. 새로 태어난 사람처럼.. (나 참 못됐다..) 」


ㅡ 내 이름은,

아빠가 지어주신 "지영(智暎)"과 현재 영어 이름으로 쓰고 있는 "에이린(아이린)"이 있다.

에이린도 사실 한자로 된 이름  "애린(艾璘)"이다.

집안 장손(큰 종갓집은 아님)이셔서 첫 딸인 나도 족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여리여리한 이름이 싫다 하셔서 불리는 이름은 '지혜로움이 있으라는, 빛내라'는 한자로 지으셨단다. 바람대로 여태껏 같은 한자를 쓰는 또래는 여자 아이들이 아닌 전부  남자아이들이었다.

어렸을 땐 너무 흔한 이름이라 싫었는데 뜻이 점점 맘에 들었더랬다. 현재는 원 이름보다 애린으로 더 많이 불리지만.. '아름다운 옥 빛, 수확하다'란 뜻도 나름... 나쁘지 않은 듯~


그래도 작가의 이름처럼, 또로롱~ 굴러가는 이쁜 이름은 부럽긴 하다.. "서령"


남자 " 나는 머리가 나빠. 그러니까 나는 네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어. 나를 그만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말을 해줘.

여자 " 그래. 헤어지고 싶을 땐 내가 바로  이야기할 테니까 그 전엔 절대 사소한 것들로 오해하거나 그러지 마. 알았지? 당신도 그렇게 해줄 거지?"

남자 " ㅡ... 나는, 너하고 헤어지고 싶지 않을 거야."


젠장, 이 남자 참 사랑스럽다.


"나도 그렇게 말해줄걸. 나도 당신과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해줄 걸."


ㅡ 너의 장래 희망은 무엇이니 & 열아홉 살

"어쩌면 또 다른 인생 하나가 저쯤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우리는 장래희망을 더 가질 수 있는 나이 같아서 조금 설레었다."


"까르르 웃다가도 한순간 얼굴을 바꾸어 눈물을 후두둑 떨어뜨릴 수 있는 시절,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시절, 나는 소녀들이 부럽지 않다. 예쁘다 해도, 부럽지 않다."


#4. 그리고 일요일 밤 11시 20분

ㅡ  밤늦은 시간, 전화 한 통으로 불러낼 수 있는 친구

곰곰이 생각하다 정말 저 시간, 아주 먼 거리에 있어도 기다리면 달려와줄 수 있는 친구가 누구일까..

한 명, 떠올라서 다행이다.


ㅡ 즐거운 오해

"그런 엄마에게 나는 아침마다 일어나기 싫어서 죽을 지경이며 자전거를 타는 건 치맥을 즐기기 위해서고 또 아침 영어방송을 듣는 건 내가 아니라 봉수라고 어떻게 고백할 수 있겠는가. 가끔은 오해도 필요하다. 나쁜 오해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4인의책 #독후감 #일상 #친구 #강아지 #이름 #여행 #김서령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