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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_두 사람

OCT 11. 2019

by AERIN


두 사람 / 이병률

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통에서 두 개를 집어 드는 순간

서로 힘줄이 맞닿으면서 안다


아, 우리가 그 반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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