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_가지 않을 수 없던 길

MAR 14. 2018

by AERIN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by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이제는 프로젝트 멤버들 모두

시를 정말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

란 생각이 문뜩 들었다.


덤덤히 써가던 시의 마지막을 쓰며

어제 봤던 영화가 완벽히 매칭되었다.


알기에 할 수 밖에 없었던 고민과 그 끝의 선택.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여기까지 온,

그게 바로 ‘나’이다.



#1일1시 #100lab #도종환 #가지않을수없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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