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 딸에게 주는 레시피 by 공서영 | JAN 15. 2016
읽다 엄마 생각에 맘이 먹먹해졌고
눈물이 났고
책 뒷 장을 찢어 편지를 썼다.
내가 이렇게 엄마에게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될지 몰랐는데..
엄마가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보기 싫고 아파하시는 게 싫다.
하긴, 어느 누구든 안 그러겠냐만..
책은 엄마가 딸을 생각하며 담담히, 엄마의 인생을 얘기하고 그 순간 도움이 될만한 음식의 레시피가 적혀 있다.
작가의 흔치 않은 이력으로 상처가 되었을 딸에게 미쳐하지 못한 솔직한 이야기도 담겨있고, 딸이 고민을 털어놨던 이야기들을 꺼내어 토닥이기도 때론 냉정한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 이야기들에 부록처럼 레시피가 적혀있는데 남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위로와 용기의 레시피들이 담겨서인지 나에겐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집에 초대한 가까운 이들을 위한 레시피도 있다. 힘든 시간 내 곁에 내 일처럼 함께해주는 이들에게 베풀 수 있도록.
요리책이 아니므로 많이 담긴 건 아니지만 아주 딱 적당히 담겨 있다.
난 요리에 자신이 없다.
나를 위한 요리는 잘 해 먹는 편이긴 한데..
남을 위해 하는 요리는 생각보다 정말 세심해야 할 수 있는 것 같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세심하지 못한, 둔한 편인지라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게 설레는 일임과 동시에 다른 사람 맛을 맞춘다는 게.. 나에겐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래서 요리에 취미가 없다.
다 읽고 나니 엉뚱하게도 엄마에게 이 책을 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이렇게 글을 주고받고 싶다..
란 생각이 들어서 이기도 하고
그렇게 주고받으면서 엄마의 맛을 기록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신 엄마의 레시피를..
그동안 그냥 곁눈질로 배워 내 입맛에 맞춰했던 요리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하셨던 엄마의 요리를 한 번 써내려 가고 싶다.
나같이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할 수 있게,
그리고 엄마를 위한 나의 레시피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
나처럼 요리 센스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단 번에 다른 이의 맛을 캐치 못하리라..
내 장담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