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_너에게

MAY 19. 2018

by AERIN



너에게 by 허영숙

너를 알고부터 시간은 뒤로 가기
시작했다는 걸 한번도 말 한 적은
없지만 노을을 눈에 담을 때마다
지는 아름다움을 읽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청보리를 닮은 푸릇한 미소가
불면을 흔들어대면 베갯속으로
젖어드는 눈물에 온통 너로 무장된
가슴이 녹아내리고 사랑이라 불리는
세상 모든 말들이 한사람에게로만
향하는 의미가 되어간다
날마다 심장을 도려내는 이름을 안고
뒹굴며 밤새 울다 지쳐도 아침이면
빛으로 다시 서는 결고운 사랑 앞에
먼 후일 내가 절망에 섰을 때
너는 내 마지막 희망이었으면 한다


뒤로 가던 시간은 이제 앞으로 달린다.


지는 아름다움은

최소한의 함께하는 시간이 있을 때

비로소 아름답다 느끼는 거다.


내 마지막 희망은 네가 아니라는게

쓰라림이 있었으나

네 모습과 말투에서

이제는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주제에 남 걱정을 했던

멍청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며


냉정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되새긴다.

꼽씹고 꼽씹어 흔들리지 않기로.



#1일1시 #허영숙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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