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9. 2018
오래된 물음 by 김광규
누가 그것을 모르랴
시간이 흐르면
꽃은 시들고
나뭇잎은 떨어지고
짐승처럼 늙어서
우리도 언젠가 죽는다
땅으로 돌아가고
하늘로 사라진다
그래도 살아갈 수록 변함없는
세상은 오래된 물음으로
우리의 졸음을 깨우는 구나
보아라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지 않으냐
쓰레기터의 라일락이 해마다
골목 가득히 뿜어내는
깊은 향기
볼품없는 밤송이 선인장이
깨어진 화분 한 귀퉁이에서
오랜 밤을 뒤적이다가 피워낸
밝은 꽃 한송이
연꽃속 시커먼 진흙에서 솟아오른
연꽃의 환한 모습
그리고
인간의 어두운 자궁에서 태어난
아기의 고운 미소는 우리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지 않느냐
맨발로 땅을 디딜까 봐
우리는 아기들에게 억지로
신발을 신기고
손에 흙이 묻으면
더럽다고 털어준다
도대체
땅에 뿌리박지 않고
흙도 몸에 묻히지 않고
뛰놀며 자라는
아이들의 팽팽한 마음
그 샘솟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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