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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tuti Sep 03. 2020

15화: 21세기 온라인 수업

펜데믹이 앞당겨버린 우리의 미래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학교 개학을 미루고 미루다 비대면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 곳 낙스빌은 일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대면 수업을 할지 학교에 가서 대면 수업을 할지 선택권을 주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아이들은 미리 크롬북과 교과서를 학교에서 배부받았다.


낙스 카운티 교육청은 방학동안 예산을 편성 해 학생 모두에게 크롬북을 한 대씩 사용할 수 있게 구비했고, 지역 통신회사들을 설득 해 저소득층을 위해 아주 저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파일럿 Pilot 회사를 가지고 있는 지역 유지인 빌 하슬람 Haslam은 낙스 카운티 전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크롬북 기기 보험비 $30 씩을 지원해 주었다. 빌 하슬람은 전 낙스빌 시장과 테네시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학부모회에서는 수업을 하는 모든 선생님께 마스크 안에 끼고 쓸수 있는 마이크를 지급해 사회적 거리두기를한 교실에서 선생님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교실 제일 뒷쪽 아이들까지 선생님의 말을 들을 수 있게 했다. 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에 어색해 할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넣은 뱃지를 제작해 사원증 목걸이에 함께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사회에선 마우스나 이어폰같은 컴퓨터 수업을 위한 부자재를 기부했고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용 천 마스크를 만들어 기부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학기를 연 첫 일주일은 오롯이 컴퓨터를 어떻게 수업에 활용하는지 알아가는 수업을 했다. 캔버스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각 수업별로 시간에 맞춰 들어가는 것부터 거기에 포스트 된 링크를 따라가 MS Teams를 열어 화상 미팅을 하는 법. 각종 쇼트컷 키를 사용하는 법, 크롬북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는 법, 스크린 샷을 찍는 법 그리고 그렇게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캔버스에 올리는 법, 컴퓨터로 퀴즈를 보는 법, 수업용 앱에 로그인하는 법, 로그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저장하는 법, 북마크를 하는 법, URL 주소를 복사해서 집어넣는 법, 캔버스 상에서 답을 하거나 댓글을 다는 법, 구글 클라우드에 있는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구글 슬라이드나 워드를 사용해 과제물을 작성해 다시 선생님께 제출하는 법. 화상채팅을 할 때 벌추얼 핸드를 올려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스크린을 셰어 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법, 온라인 교과서를 여는 법 등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한 기계적인 활용법을 일주일 내내 가르쳤다. 부모님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 본 사람들이라면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4학년 기쁨이의 반 아이들은 끊임없이 벌추얼 핸드를 올리며 무언가 안된다며 질문을 했고 선생님들은 일일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몇 번이고 처음처럼 가르쳐주셨다. 바로 옆에서 같은 스크린을 보면서 나이 드신 부모님을 가르쳐 봐도 어려운데 화상 미팅을 통해 30명 이상의 아이들을 가르쳐 주는 것을 얼마나 힘들까? 4학년이 이 정도인데 유치원이나 1학년 학생들은 얼마나 힘들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런 컴퓨터 활용 능력을 배우기 위해 영어시간엔 글을 읽고 답을 작성하고 업로드를 한다면 미술시간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사진 찍어 올리고 사회시간엔 질문에 대한 답을 비디오로 찍어 올리는 등 모든 수업에서 수업 관련 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또한 아이가 비대면 수업을 하는 거라면 주위에 부모님이나 조부모, 시터 등 보호자가 있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은 주위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스스로 사용하는 법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지도하셨다. 오히려 다른 방이나 같은 공간을 나눠 쓰고 있는 어른들이 자택 근무를 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어폰을 사용해 수업을 들으라고 지도하셨다. 아이의 수업은 오롯이 선생님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생각인 것이다. 써버의 불안정함, 마이크와 스피커 때문에 생긴 하울링, 기계적인 크고 작은 문제까지도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셨다. 선생님들도 다들 사람이고 그들 또한 시스템을 처음 사용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했을 경우 그것도 아이들이 접속했을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을 텐데 연신 학교 교장선생님과 각 과목 선생님들은 죄송하단 사과의 이메일을 보내며 인내심을 가지고 바뀐 시스템에 적응할 때까지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이들이 과제를 올리는 것에 성공하면 선생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잘하고 있다고 자랑스럽다 표현해 주셨다.


이런 컴퓨터 수업은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하는 아이들도 모두 함께 진행이 되었다. 언제 코로나 때문에 모든 학교가 닫고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갈지 아무도 모르기에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모든 선생님이 다 온라인 수업을 할 준비가 돼 있도록 학생들과 아이들을 준비시켰다. 특히나 선생님들은 1,3 교시는 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2,4교시는 컴퓨터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식으로 모두가 컴퓨터 온라인 수업에 익숙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로테이션은 대면수업을 할 경우 계속 마스크를 끼고 수업을 진행해야하는 선생님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체력적 안배도 고려한 선택이였다.


온라인 컴퓨터 수업은 단지 기계적인 면만 다루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코로나에 대해 설명해 주며 왜 우리가 학교에 모이지 못하고 서로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설명해 줬다. 온라인 안전교육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을 배우고 남에게 알리지 않아야 할 개인 정보에 대해 나누며 토론해 보기도 하고 온라인 예절교육을 통해 따돌림이나 나쁜 말, 화면 등을 온라인 상에 나누지 않는 것도 배웠다. zoom과 달리 MS Teams 에선 선생님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에 화상 수업 시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서도 배웠다. 또한 현재 많은 것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는 수업을 학교 카운슬러와 함께 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어른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답답하고, 불안감을 느끼며, 때론 예민해지기도 하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감정이란 걸 알려주었다. 그리고 평소 안정감을 느끼고 싶으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서로 이야기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감정이란 외부의 요인에 의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기에 정서적 도움이 필요하거나 정말 물질적 경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학교 카운슬러가 알려주었고 지역사회에 어떻게 도움을 청하는지 알려주고 학교가 늘 학생의 가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이번에 중학생이 된 꾸미와는 달리 4학년 기쁨 이는 점심시간에 이어 쉬는 시간이 붙어있어 한 시간 10분 동안 온라인 수업을 쉬게 된다. 첫 주 수업을 하고 느낀 것은 이 쉬는 시간이 아이에겐 유일하게 책상과 컴퓨터 밖으로 벋어나게 되는 학교 생활이 되는데 그 시간을 함께 즐길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간만큼은 기쁨 이의 친구가 되어 함께 놀아주기로 했다. 정말 적극적으로 놀아주기로 했다. 밥 먹고 노는 40분가량이 정말 힘들다. 이테까지 이것저것 가르쳐 주기만 해 봤지 적극적으로 아이와 놀아준 적이 없기에 처음 함께 노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색하고 힘이 든다. 그나마 어떤 식으로 같이하던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아이가 즐거워해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 학생 모두는 어쩌다 코로나에게 등 떠밀려 21세기 교육환경과 맞닥드렸다. Studycode에서는 지금 아이들이 코로나 때문에 학원에 못 가게 된 지금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빨리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야지 하는 생각을 버리라고 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워야 실력이 는다고 한다.

매타인지 학습법.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것. 그것이 학습의 시작이란 것이다.

https://www.youtube.com/user/studycode


교육이란 무엇일까? 진도를 빼는 것 만이 교육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고 그 부분을 알아가고 발전시키는 전 과정이 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교와 선생님들의 노력은 진정한 교육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아이들 스스로 21세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먼저 공부를 하기 위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예전 내가 국민학교에 입학할 때 엄마가 학교 가기 전 연필을 깎아 필통에 넣고, 책가방을 싸고, 학교까지 스스로 걸어갔다 오고, 알림장을 작성하고, 시간표에 맞춰 가방을 싸는 걸 배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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