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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tuti Jan 28. 2020

1.유치원 입학 전엔 파닉스 하지 마라!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조기 영어교육법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는 꾸미에게 읽기 교육을 파닉스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꾸미는 만 4세가 되기 전 미국 유치원 과정 책을 줄줄 읽을 수 있었다. 만 5세가 되기 전 2학년 과정의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유치원에 다닐 시절 집에서"The Story of Dr. Dolittle", "My Father's Dragon", " Because of Winn-Dixie"같은 1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가 주인공의 상황이었더라면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해 볼 수 있었다. 꾸미는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을까?


나는 서울도, 대구도 아닌 경주 촌구석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엄마는 아마도 원어민 영어선생을 제외하곤 경주에 있는 어떤 영어 선생님보다도 영어를 잘하는 아줌마였다.  아마 원어민 선생들에 비해서도 영어 문법을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60년대 대학에 들어가셔서 이미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을 보고 문화 쇼크를 먹었단다. 그것보다 더 놀란 건 그 친구들 뿐 아니라 그중의 일부는 영어를 잘하는 부모님을 가졌고, 또  그중 일부는 이미 외국 유학을 다녀오신 분들도 있었던 것이다. "왜 우리 부모님은 대학 문턱도 들어가 보지 못했고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데 저들의 부모는 영어를 할 줄 알고 그들의 자녀들은 외국인들과 스스럼없이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왜 나는 그들과 시작점이 틀리고, 조금 뒤처진 게 아니라 무려 한 세대나 뒤 쳐 저 있나" 그 질문에서 시작한 우리 엄마는 대학 입학 이후로 엄마의 삶을 영어공부에 매진하셨다. 난 단 하루도 영어책을 읽고 있지 않는 엄마를 본 적이 없다. 추석에도, 설날에도, 가족여행에도 항상 영어책이 엄마 손에 들려있었다. 심지어 시장을 보러 가거나 도서관이나 직장에 나가시는 잠깐 이동하시는 동안이라도 카세트 라디오를 들고 걸어 다니시며 영어공부를 하셨고 mp3 가 나오고 나선 그 무게와 부피가 줄어들어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그런 영어공부에 열정적인 엄마 덕분에 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영어를 접할 수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론 한국 나이로 4살이 되기 전 4살 위 오빠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엄마를 보고 나도 하고 싶다고 샘을 내 끼어들며 따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엄마는 카세트테이프 수십개와 15페이지 남짓한 그림이 잔뜩 들어있는 짧은 단어와 문장이 있는 책자들이 가득 든 영어교육박스 한 세트를 구입하셨고 나는 엄마와 테이프를 들으며 따라 읽고 말하기를 연습했다. 그렇게 나는 한글과 영어를 거의 동시에 배웠다.  


학교에 다닐 때도 나는 영어가 쉬웠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읽을 줄은 아는데 스펠링은 모른다는 것이다. 엄마는 중학교에 다닐 때도 거의 매일 밤 나에게 영어를 하루 한 시간씩 가르쳐 주셨는데 주로 독해를 중심으로 했다. 엄마는 나에게 한 문장 읽고 한 문장을 해석하는 걸 시켰다. 나는 엄마가 왜 그렇게 교육시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면 읽으면 그냥 이해가 되는데 그걸 굳이 다시 한국말로 이쁘게 다듬어서 두 언어의 어법이 다른 까닭에 단어의 순서를 바꿔서 재배치시켜야 되는지 그 복잡한 단계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어서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남들은 나처럼 읽으면서 바로 해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어를 단어 단어 구분해서 읽은 다음 다시 여기서 여기까진 주어, 여기서 여기까진 동사, 목적어, 이건 이걸 꾸며주는 형용사, 부사여구, 전치사구 그러면서 그룹을 지어 우리말의 순서에 끼워 맞추며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저절로 읽으면서 독해하는 법을 터득한 그 덕분에 나는 수능 영어가 너~~ 무 쉬웠다. 독해가 많은 수능에선 시험시간이 반도 체 지나기 전에 문제를 다 풀 수 있었고 수능에선 주관식이 없으니 스펠링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듣기 평가는 그냥 10문제 거저먹고 시작하는 거였다. 중학 3년 동안과 고등학교 1년 동안 모의고사, 중간 , 기말, 수능 듣기 평가를 통틀어서 단 1문제밖에 틀리지 않았다. 그 틀린 문제의 답은 '녹색불'이었는데 나는 Green light을 한국말 표현으로 파란불이라 생각해서 '파란불'을 선택했고 틀렸다. (요즘엔 아이들의 책이나 정부기관의 안내문에도 '녹색 등'으로 나와있지만 난 아직도 '빨간불 파란불' 이 자연스럽다.)


부모님은 영재인 오빠를 미국 유학 보내려 했으나 미국에 남은 건 오빠가가 아닌 샘이 많은 나였다. 뭐 똑똑한 오빠는 한국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헐~~ 씬 많았으니 한국으로 돌아갔을 테고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도 성공해서 잘 살고 있으니 미안한 건 없다.


미국에 와서 영어로 고생한 건 오히려 문법을 확실히 하지 않고 온 탓에 한국에 비해 모든 과목에서 글쓰기가 중심이 되는 교육을 하고 있는 이 곳에선 writing과 spelling이 문제가 되었다. 지금이야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 웬만한 스펠링은 저절로 다 고쳐 주지만, 학교에서 당장 종이에 써서 내야 하는 과제물이나 시험에선 spelling 하나, 쉼표 하나 틀린 것마다 마이너스 1점 씩을 받게 된다. 10점짜리 문제에 맞는 답을 쓰더라도 스펠링이나 문법이 3개 틀리면 7점 바로 C 가 되는 것이다. 나는 6차 교육과정을 거친 82년생으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에 입학해서 정식으로 배운 영어 수업에선 문법공부 대신 말하기 듣기 중심의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을 받았다. 한국에서 윤선생 영어, 눈높이 영어 등이 유행할 당시에도 내가 한 거라곤 엄마와 매일 밤 독해연습한 것  밖에는 없다. 미국에 왔을 때도 단어 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엄마가 나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셨다. 미국에 와선 미국 아이들과 비교해 당연히 영어를 못하니 공대에 진학해 졸업했고 공대에 들어갔으니 영어엔 더 신경 안 써도 되는 악순환(?)이 이뤄졌다. 문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였다. 아무리 엔지니어링 회사라도 숫자와 공식으로만 대화를 할 수는 없다. 커뮤니케이션 (말과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관철시켜 상대방에 비해 우위 점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어느 회사에 가더라도 필요 불가결한 능력이다. 그럭저럭 회사 생활을 하다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내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영어교육이었다. 이민자인 내가 아직도 엑센트가 있고 미국인과 견주기엔 너무나도 영어실력이 달리는 내가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영어교육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큰 딸 꾸미가 유치원에 들어갔던 해에 나는 TESOL 과정에서 을 밟았다. 그곳에서 나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라고 30년 전, 파닉스가 없던 시절 우리 엄마가 나에게 해 오신 엄마의 조기 영어교육 방법은 저명한 언어학자, 영어교육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가장 훌륭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꾸미에게 읽기 교육을 파닉스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꾸미는 만 4세가 되기 전 미국 유치원 과정 책을 줄줄 읽을 수 있었다. 만 5세가 되기 전 2-3학년 과정의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을까? 지금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당연하지 그걸 뭐 자랑이라고 떠드냐고 반문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영어는 한글과 달라 소리랑 글자가 정확히 100% 매치되지가 않아 읽는 법을 배우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그래서 미국의 공립학교에선 만 5세 입학인 유치원부터 3학년 까지를 읽기 수업을 통해 읽는 것을 완성시키는 단계에 포함시킨다. 3학년이 되어서야 자기가 모르는 웬만한 단어들을 비끄무리하게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TESOL 과정 중 한 수업은 오롯이 파닉스 교육에만 집중된 수업이었다. 그 수업에서 나는 내가 어떻게 꾸미를 파닉스를 통하지 않고 읽기 교육을 어린 나이에 잘 시킬 수 있었는지 깨달았다.


만 6세 이전의 아이들의 기억력은 대단하다. 그들의 뇌는 문자를 사진 찍듯이 받아들인다.

EBS에서 보여준 일본 유치원의 한자교육 수업을 보면 그 사실에 놀라움과 경외로움이 느껴진다.

 https://youtu.be/LpmSv_e0g5U



'3세에서 6세까지는 한자가 아이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기간만큼 한자교육에 알맞은 시기는 일생 동안에 없다. 이 시기(3세 ∼ 6세)의 어린이는 거의 아무런 노력이나 부담 없이 한자를 익힐 수가 있었다. 때문에 이 시기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들에게 큰 부담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더 없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가민현(한국 영재 연구원 대표이사)


미국 영어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이 있다.

'sight words'이다.

구글에서 'Sight Words'를 검색해 보면 Dolch Sight Words list, Fry Sight Words list, Top 150 Written Words 등 여러 가지 리스트들이 나온다.  그 내용과 양은 비슷하기도 하고 조금 다르기도 하나 눈으로 보고 익히는 단어라는 것에 일치한다. 그리고 파닉스로 설명하기에는 첫 번째 발음으로 발음되지 않거나 2개, 3개, 4개의 알파벳이 조합 문자로 하나의 발음으로 발음되거나 파닉스 규칙에 어긋나는 예외에 해당하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영어 공부한 사람들은 대부분 느끼겠지만 영어 동사 중에서 생활에서 가장 자주 쓰일만한 동사들은 대부분 불규칙 동사인 반면 새로 생기는 단어들은 다들 규칙 동사인 것처럼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본적인 단어들은 파닉스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1) Dolch Sight Words

Dr. Edward William Dolch 가 개발한 리스트로 1930-40년대에 어린이 책에 가장 빈번히 나온 단어들을 중심으로 220 서비스 단어(동사, 조동사, 대명사, 숫자, 색깔 등의 필수단어)와 98개의 명사를 포함한다. 유아원, 유치원, 1,2,3 학년 용으로 나누어져 있다. 보통 어린이 책의 80%의 단어가 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른을 위한 도서의 50%가 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이 한번 이 단어들을 알게 되면 읽기는 훨씬 쉬워지며 아이들은 그들이 단어를 읽어 그 단어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 대신 그 전체 글의 내용 파악에 집중할 수 있어 읽기 능력이 현저히 향상된다.

2) Fry Sight Words

Fry sight words는 도체에 비해 더 현대적인 리스트로 Dr. Edward Fry가 1950년대에 만들어 1980년대에 업데이트를 한 가장 자주 쓰이는 1000 단어를 말한다. (아이가 언어학자가 되길 원한다면 Edward라는 영어 이름을 지어주는 건 어떨까? 참고로 난 Edward Norton의 팬) 이 1000개의 단어들은 3학년에서 9학년 과정의 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단어를 추린 것으로  이 단어들을 익힌 아이들은 대부분의 책, 웹사이트, 뉴스의 90% 정도를 읽을 수 있다.

3) Top 150 Written Words

Top 150 Written Words는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위한 리스트로 현존하는 단어 리스트 중 가장 최근에 개발되었고 예일 대 교수인 Sally E. Shaywitz 박사가 추천하였다. 영어로 출간된 출간물 중 가장 많이 쓰이는 150개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에선 서점뿐만 아니라 월마트나 Target에 가면 플래시카드가 $1 정도에 판매되고 있고(하지만 모든 단어가 다 단계적으로 들어있진 않다) 학교에 가면 유치원부터 이 단어들을 읽고 쓰는 걸 집중적으로 배운다.


그럼 왜 유아 영어에선 파닉스가 아닌 싸잇워즈로 시작해야 하는가? 앞에서 말했듯이 만 6세 이전의 유아기에선 문자가 사진으로 찍듯 기역 되기 때문이다. 만 6세가 되면 이 기능이 서서히 약화됨과 동시에 reasoning 논리력이 발달한다. 그래서 법칙을 알려주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파닉스는 논리력과 추리력을 바탕으로 이전에 알고 있던 알파벳 음가의 소리를 조합하여 단어가 내는 소리를 알아맞혀야 하는 학습방법이기에 상대적으로 논리력과 추리력이 덜 발달한 유아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학습방법인 것이다.


나는 나는 테네시로 이사와 만 3세 4개월이 된 큰 딸 꾸미에게 Dolch sight words로 읽기 교육을 시작했다. 단계별로 다른 카드 색깔의 종이에 단어를 쓰고 보여주며 하루에 10개씩 읽는 법을 가르쳐 주고 그 단어를 써서 짧은 글짓기를 했다. 내가 한 문장을 그 단어를 써서 말하면 꾸미가 또 다른 한 문장을 그 단어를 써서 만들었다. 책을 읽어 줄 땐 손가락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읽어주다 우리가 배운 단어가 나오면 멈추고 꾸미가 읽어보도록 했다.

둘째 날엔 그 전날 배웠던 단어를 복습하고 또 10개를 배웠다.  복습할 때 틀린 단어는 학습 단어로 간주했다. 내가 알려주어 아는 것은 아는 게 아니다. 아이 스스로 확실한 답이 나와야 아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알 때 학습의 효과는 빛을 발한다.

단어를 50개쯤 배웠을 땐 틀린 단어 10개 정도가 나올 때까지 학습을 했다. 틀린 10개 단어는 다음날 먼저 복습하는 식으로 했다. 단어 50개를 배우면 Dr. Seuss의 책 "Green Eggs and Ham"을 읽을 수 있게 된다. Dr. Seuss는 자신만의 독특한 삽화와 글로 아이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동문학작가 중 한 명이다. Dr. Seuss 가 이 책을 발간한 당시만 해도 가장 많이 쓰이는 50개의 단어로 책을 쓴다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타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나 혼자서도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켜주는 큰 도구가 된다.


매 주말은 복습 단어로만 수업을 한다. 전날 학습한 것을 바로 맞춰 두 번 밖에 학습할 기회가 없었던 단어들에 또 한 번 학습할 기회를 주게 된다. 단어를 습득하여 다음 단계(다음 컬러) 카드를 배우게 되면 아이에게 성취감과 자신감을 주게 된다.  그리고 다음 단계 카드도 다른 색으로 미리 만들어 놓아 더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다만 전 단계 카드가 거의 완벽하게 습득했을 때 새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일러 준다.


"Green Eggs and Ham"을 혼자서 술술 읽을 수 있게 되면 이제 짧은 글짓기도 창의력을 발휘해 긴 글짓기가 될 시기가 온다. 내가 단어를 사용해 한 문장을 만들면 다음 카드를 사용해 아이가 그 문장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 10 문장짜리 이야기가 된다. 리뷰 단어까지 합하면 20 문장짜리 스토리텔링이 되는 것이다.

도체 싸잇워드를 다 배우게 되면 Dr. Seuss의 "The Cat in the Hat"을 혼자서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225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의 읽기 교육은 한국의 읽기 교육과 다른 방법과 양상을 보여준다. 아이가 혼자서 글을 읽을 줄 알면 더 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는 한국 부모에 비해 미국 공교육에서는 적어도 3학년까지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책을 소리 내 읽어주는 시간을 매일 20분 이상 가질 것을 권유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3한년은 읽기를 파닉스 방법으로 완성시키는 단계이다. 그런 점을 보면 간단하고 과학적인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님의 후손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교회의 친구들에게 몇 살까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냐고 물어보면 3학년이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 아이들에게도 소리 내어 책을 정기적으로 읽어준다고 한다.  읽기 교육은 모든 과목 학습의 근간이 된다. 모든 정보를 스스로 습득하기 위해선 읽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함이 대부분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스로 책이나 인터넷, 프린트된 미디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아래 링크에선 하루 20분 책 읽기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말해준다. 하루 1 분책을 읽은 아이들에 비해 20분씩 책을 읽은 아이는 6학년일 됐을 때 1,792,000의 단어를 더 듣게 된다. 유치원을 들어가기 전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글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 비해 스스로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이 있기에 학습능력에서 8배의 효과를 낸다고 한다.


https://www.wcpo.com/brand-spotlight/how-reading-20-minutes-a-day-impacts-your-child-amazon-kindle


유아기 시절 잠자기 전 루틴으로 씻고 잠옷 갈아입고 Bedtime story 시간으로 부모와 함께 책을 읽고 잠자리에 들던 버릇은 커서 십 대가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잠자기 전 독서시간을 가지는 습관으로 발전한다. 책과 침대는 엄마품을 연상시키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며 스트레스받지 않은 우리의 몸과 마음은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게 해 준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의 독서량은 한국인에 비해 월등히 높다. 5학년 우리 딸 꾸미는 게임보다 책 읽기를 좋아해 주중에 주어지는 하루 40분 게임시간 또는 주말에 주어지는 하루 2시간의 미디어 시간을 독서로 대신하기도 한다. 나니아 연대기와 해리포터 쓰리즈의 광 팬인 꾸미는 그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영화만으론 절대 반의 반도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며 책의 위대함을 말한다.


나는 영어 조기교육을 조장하고 싶지 않고 새로운 Sight Word 플래시카드 재품이나 워크북, 게임, 비디오들을 사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 (잘 찾아보면 Sight Word를 학습시키기 위한 재품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종류로 잘 나와있다.) Sight Word를 가리키려면 그냥 구글 검색해서 PDF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프린트하기만 하면 된다.  네가 미국에 사니깐, 니가 영어를 그래도 말할 수 있으니깐, 발음이라도 나보다 좋을 테니깐 이렇게 됐겠지 하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외국인 가정의 자녀의 경우 집에서 부모의 모국어만 사용할 경우 유치원에서 ESL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를 나는 수도 없이 봐왔다. 어린이집에서 눈치 것 생활해서 몰랐는데 기본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생님과의 렉춰 수업을(강의/칠판을 통한 수업) 통해 학습내용을 받아들이기엔 집에서 영어 티브이만 보고 하루 5-6시간 미국 어린이집 생활 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 발음은 TESOL 과정에서 Phonics 수업을 듣기 전까진 정말 형편없었다. 지금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한 시대에 자신의 발음이 나빠 아이에게 영어를 못 가르쳐 준다는 건 난 게을러하고 외치는 것이다. 설사 틀린 발음을 알려준다 하더라도 뜻을 이해한 상태에서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는 미국 친구들과 선생님을 통해 금세 발음을 고칠 수가 있다. Sight word를 사용한 문장들은 수도 없이 많은 예문을 인터넷과 아이들 영어 동화책에서 찾아낼 수 있다. 아이들 책의 80%가 이 단어들로만 이루어졌는데 어떻게 예문을 못 찾는다는 말인가? 그 단어들이 없는 문장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내가 엄마에게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내 딸 꾸미에게 못하는 영어로 영어를 잘 가르칠 수 있었던 건 단 한 가지다. 꾸준함. 매일매일 반복. 포기하기 없기.

그건 나와 꾸미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도전심을 주었고, 성취감을 주었고, 재미를 주었다. 잘했는 부분에서 끊임없이 칭찬하고, 실수를 해도 된다는 안정감을 주고, 함께 공부하는 그 시간을 기다리게 하라. 당신의 아이는 나보다, 또는 어떤 전문가보다 당신이 제일 잘 안다. 관심을 가지로 지켜본다면.

나는 꾸미가 세상 어떤 아이보다 더 특별한 영재, 천재라 믿지 않는다. 잘 못하는 게 투성이인 반면 아주 잘하는 것 투성이다. 싫어하는 게 아주 확실한 반면 좋아하는 것도 아주 확실하다.

이 방법으로 영어를 교육시키면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될 것이고 한글을 교육시키면 한글은 잘하는 아이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해 보다 애가 싫어하네요. 오늘은 너무 바빠서 시간 내기가 힘드네요. 하고 핑계를 대기만 한다면 당신의 자녀도 30년 후 당신과 똑같은 자리에서 '왜 나와 내 부모님은 내 친구들에 비해 한세대가 뒤쳐져 있을까?'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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