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1일,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으로 뵌 시아버님께서 우는 나를 토닥이며 해주신 말씀. 그게 무슨 뜻일까 한참 고민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에게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 마음 한구석에 물음표로 남겨두었던 그 말.
"힘들면 언제든 돌아와도 돼."
그리고 2024년 12월 1일, 나를 돕기 위해 뉴질랜드까지 와준 동생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나에게 남긴 말.
"언니, 힘들면 언제든 돌아와도 돼."
시아버님과 동생에게 들었던 이 말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말은 아마도 내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알기에, 힘들어도 속으로 삭히며 이겨내려 애쓸 것을 알기에 건넨 위로이자 응원이었을 것이다.
호주에서 새로운 삶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우리 가족. 집을 구하는 일조차 쉽지 않고, 모든 과정이 녹록지 않겠지만, 고국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건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마치 아이가 뒤에서 엄마아빠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안심하며 자신의 역량을 펼치듯, 나 역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에 걱정 없이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이 든다.
오늘도 호주의 이른 아침이 밝았다. 세 곳의 인스펙션이 예정되어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설령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하루를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