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기 3
라오스 여행기 3
방비엥의 블루라군 액티비티
2019. 01.11.
우리 숙소 ‘챔 파라오 더 빌라’는 방비앵의 여행자 거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열대 나무와 화초로 꾸며진 다소 협소한 중정이 나오고 삐걱대는 나무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나무 바닥의 거실과 방이 나온다. 대나무 프레임의 침대 위에는 학 모양으로 하얀 수건이 정성스럽게 접혀있다.
녹색의 화초와 예쁜 꽃나무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사이, 그린 모닝 여행사에서 두 명의 가이드가 왔다. 라오 가이드는 자기들의 이름이 정우성과 허준이라고 한다. 오늘 우리는 짚라인, 튜빙, 카누잉, 그리고 블루라군 액티비티를 할 것이다.
난 수중 액티 비티용 래시가드를 입고 민망한 몸을 가리기 위해 어젯밤에 살모사와 함께 야시장을 누비며 산 라오 스커트를 걸쳤다. ‘너 정말 살 빼야 한다. 너 몸이 왜 그러냐? 도대체 어쩌자고 이 지경까지 되었니?’라는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이후 가인은 울퉁불퉁한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이며 잘못 하면 그 사진을 유출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가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트럭 툭툭(송태우)은 흙먼지를 날리며 방비엥의 시골길을 한 시간 동안 달렸다. 끝없이 펼쳐진 키 큰 야자나무와 몽글몽글 카르스트 지형의 산은 푸르르고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녹색의 산과 석회암이 녹아 옥색 빛이 된 강물과 그 속에 나무처럼 서 있는 바위들이 아름답다.
툭툭에서 내려 시골 논둑 같은 길을 걸어 코끼리 동굴을 보고 짚라인을 타러 산길을 올랐다. 숨이 찼다. 힘이 들었다. 매일 퇴근 후에 피곤해서 집에 와서 밥 먹고 곧바로 눕기를 반복해서 인지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이제 더 이상 이런 것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휴, 이렇게 높은데 걸어가야 하나? 케이블카가 있으면 좋겠다. 어휴, 죽겠네. 어린애들이 하는 것을 내가 따라 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가는데, 살모사 four는 잘도 올라간다. 밀림을 가르며 줄을 타고 타잔처럼 날아다니면 올라가면서 흘렸던 땀이 스르르 식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정말로 인상적인 동굴 튜빙
머리에 플래시를 쓰고 큼직한 검은색 튜브에 누웠다. 등짝에 물이 닿자 으스스 한기가 느껴진다. 동굴 안으로 드리워져 있는 밧줄을 잡아당기며 지하 동굴 세계로 들어갔다. 동굴의 높이가 높지 않기 때문에 배를 타고 간다던지, 걸어갈 수가 없어 누워서 가야 한다. 밀가루 죽이 흘러내린 듯, 용이 트림을 한 듯, 하늘을 향해 구멍이 뚫린 듯, 동굴은 깊고 신비롭다.
다시 돌아 나올 때는 가이드 정우성 씨가 앞사람 튜브의 아래쪽으로 발끝을 끼게 하여 살모사 five와 자신을 굴비처럼 엮어 놓았다. 그리고 목가적이고 아련한 라오 노래를 부르며 중간중간에 휘파람을 불어 넣었다. 그 노래는 플래시에 의지해야 하는 깜깜한 지하 동굴에서 신을 벗어 노를 젓는 ‘처억, 처억’ 소리와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져 모든 긴장이 풀어지고 한없이 편안하여 고래 뱃속에서 힐링하는 느낌이다. 이 경험은 나에게 이번 라오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되었다.
어제 가인과 소온은 ‘한국어 가능’ 여행사를 찾느라 고생했다.
“왜 꼭 한국어가 필요해?”
“숙소 가까운 이곳에서 예약하자.”
그리하여 그린 모닝 여행사에서 영어로 예약을 끝냈다.
‘날 어찌 보고 ‘한국어 가능’ 여행사만 찾아 다닌담?'
혜율은 순식간에 예약을 끝낸 나를 보고 고급진 능력을 갖고 있단다.
다시 한번 포레스트 검프에서 나온 말, 인생은 한 박스의 초콜릿과 같다. 너에게 어떤 것이 걸릴지 누가 알겠니? 이 특별함을 줄 정우성 가이드를 만날 줄 어찌 알았겠나.
튜빙 후에 점심을 먹었다. 커다란 바게트 빵과 꼬치구이, 볶음밥이다. 너무나 맛있다. 다 먹고 싶지만 양이 어마어마하다. 아깝지만 남길 수밖에 없다.
점심 식사 후 카누를 타고 메콩강에서 노를 저었고, 중간에 스마일 리조트의 해먹에 누워 한숨 자기도 하고, 벌벌 떨면서 블루라군 물속에 들어가 물장구도 쳤다. 돌아 오는길에 람부탐, 맹고, 아보카도, 파파야와 같은 라오 과일을 샀다. 그중에 제일은 항상 맹고다. 이번 여행에서 원없이 먹었지만 또 생각이 난다. 맹고 먹으러 라오에 다시 가야할까보다.
9부터 5시까지 툭툭이와 운전기사와 2명의 가이드, 그리고 맛있는 점심과 온갖 종류의 액티비티, 이 모든 것이 일인당 3만 원이다. 놀랄 정도로 싼 가격이다. 그에 비해 호텔비와 커피점 커피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혜율이 근사한 식당을 찾아냈다. 숙소 근처에 있는 ‘그린 레스토랑’이다. 푸르른 숲 아래로 흐르는 남송 강과 때마침 사방으로 빨갛게 일렁이는 석양빛에 마음이 황홀하다.
석양은 서서히 밤의 색으로 덮이고 하늘엔 초승달이 떠 올랐다. 풍등 하나가 하늘 거리며 하늘로 올라가더니, 곧이어 여러 개의 풍등이 초승달을 가려가며 하늘로 올라간다.
저 높은, 내가 닿을 수 없는 세상, 닿을수 없어서 그리움의 대상일 수 밖에 없는 그 곳으로 유유히 풍등은 날아 오른다.
‘이래서 나는 여행이 좋아. 이래서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