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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2.22. 씨엠립 바이온 사원, 타푸 롬,

바이욘

by 프레이야

2024. 02.22. 씨엠립 바이욘사원, 타푸 롬, 바푸온, 바프온, 타푸롬

오늘도 여전히 일찍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상쾌함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스쿠터에 올라 정글 사이로 난 도로를 달린다.

오늘은 앙코르 유적 중 하나인 <앙코르 톰>을 중심으로 돌아보았다. 크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거대한 대형 얼굴상이 있는 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탑 4면에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탑신들이 즐비한 바이욘사원이 나온다. 그리고 힌두교 최고의 신인 <시바>를 섬기는 가파른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 바푸온 사원도 있다. 기어올라가면서도 내려오는 것을 걱정했다. 또한 테라스 벽 쪽에 수많은 코끼리 상이 조각되어 있는 코끼리 테라스가 있고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사원을 덮고 있는 타프롬 사원도 있다. 목을 조르는 듯한 나무뿌리로 사원의 돌들이 튕겨져 흘러내렸다. 떨어져 나온 돌무더기가 모아져 있기도 하고 그대로 방치된 것도 많다. 땅을 뚫고 나온 울퉁불퉁하고 거친 나무뿌리와 흩어져 있는 돌들로 걷는데 신경이 쓰인다.


바이욘 사원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바깥 회랑과 안쪽 회랑에 새겨져 있는 부조 벽화이다. 바깥 회랑에는 참파와의 전쟁, 일상생활의 모습, 중국인의 모습, 배를 타고 전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안쪽에는 왕실과 관련된 이야기, 시바신, 비슈뉴신, 부처님에 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즉 안쪽은 신화적인 것, 바깥쪽은 현실적 것을 표현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종교를 한 사원에서 숭배하는 것은 당시 전쟁으로 인해 분열되었던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되어 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상 <나무위키>에서 발췌함.



이곳에선 사원보다 먼저 원숭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행객이 두고 간 것인지 500cc 플라스틱 생수병을 들고 마시고 있는 원숭이, 이를 보고 쫓아와 뺏으려는 원숭이, 그 두 마리 간의 싸움인지 장난인지 모를 행동을 지켜보았다. 사원 회랑을 걷다 보면 원숭이들이 어깨에 올라타기도 하고 머리 위에도 올라가서 신기하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하고 신경도 쓰인다.


어떤 사원 입구에서는 원숭이가 여성 안내원의 가방에서 화장품곽을 하나 빼내어 들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열어보려고 애를 썼다. 난 그 안내원에게 말했다. 저기 저 원숭이가 당신의 화장품을 가져갔어요. 그녀는 원숭이를 보고 소리를 질렀고 원숭이는 들은 척도 안 했다. 그녀는 바닥에서 돌을 주워 던졌다. 그러나 그 돌이 원숭이까지 닿지는 않았다. 난 남편에서 쟤한테 돌 좀 던져보라고 했다. 남편은 나무 아래쪽으로 가서 돌을 주워 들었다. 그 원숭이는 남편이 돌을 던지기도 전에 화장품을 땅 바닥으로 내 동댕이쳤다. 원숭이도 남자가 여자보다 위력에서 앞서는 것을 아나 보다.


이곳은 원숭이들이 참 많다. 이렇게 원숭이들이 들끓고 있는데 반해, 2022년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당국은 앙코르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씨엠립 마을에서 10,000 가구를 퇴거시켰다고 한다. 당국은 퇴거 전에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들과 진정한 협의도 없었고 많은 주민을 협박, 위협으로 밀어내어 물도 없고, 위생시설도 열악하고, 생계수단도 없는 곳으로 이주시켰단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기 위해 행해진 폭력적인 공권력과 그 뒤에 존재했던 힘없는 서민이 감당해야 할 이런 불평등이 있는 줄은 몰랐다. 캄보디아 위정자들은 제발 고통스럽고 암흑 같은 시간을 가까스로 넘어온 국민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을 아껴 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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