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사랑을 배운 적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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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또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감정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말했다.
돌봄, 책임, 존중, 이해.
이 네 단어를 읽는 순간, 마음이 뜨끔했다.
나는 그동안 이 네 가지를 빼고 사랑해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배운 적이 없어서다.
우리는 예절은 배웠고, 규범은 익혔고, 도덕 시험도 통과했다.
하지만 관계를 맺는 법, 갈등을 다루는 법,
사랑을 유지하는 기술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구조다.
청소년기엔 감정을 통제하라고 하고,
대학에 들어가면 갑자기 성숙한 연애를 요구한다.
어른의 관계를, 연습 없이 실전에 던져버린 셈이다.
그래서 많은 연애가 서툴렀고,
상처는 사랑의 부산물처럼 여겨졌다.


주변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연애 결혼을 했지만 오래가지 못한 부부,
중매로 만났지만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부.
출발선의 차이가 아니라
사랑을 운영하는 능력의 차이였다.

요즘 들어 확신하게 된다.
우리 중년 세대는 사랑을 “느끼는 것”으로만 알고
“연습하고 익히는 것”으로는 거의 다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랑이 어려워지면
쉽게 식었다고 말해버렸는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배울 수 있다.
덜 소유하고, 더 돌보고,
이기기보다 이해하려는 연습.
그 사소한 태도의 전환이
관계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데려간다.


사랑은 운도, 재능도 아니다.
공부할 있는 능력이다.
이제는 정말,
조금 더 잘 사랑해 볼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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