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정말로 원하는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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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또삐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건강하게, 크게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는 것.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도 다르지 않다. 아프지 말고, 오래 곁에 있어주는 것. 이렇게 단순한데 왜 우리는 서로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할까.

답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시간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명절과 생신을 챙긴다. 그날만큼은 잘하고 있다고 느낀다. 정성은 있다. 그런데 묘하게 의무가 섞여 있다. 준비된 자리, 예약된 식당, 계획된 선물. 사랑이 행사가 되는 순간, 어딘가 자연스러움이 빠진다.

반대로 부모님이 가장 환하게 웃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나온다.

"근처 왔다가 잠깐 들렀어요." "이거 같이 먹고 싶어서요."

예고 없이 찾아간 짧은 시간. 그때의 표정이 행사 때보다 훨씬 밝다. 그 차이를 몇 번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부모가 원하는 건 거창한 효도가 아니라, 자식의 일상 속에 자신이 포함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시간은 늘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필요할 때는 없다.

우리는 사랑을 마음의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에게 사랑은 결국 시간의 문제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얼마나 부담 없이 함께했는가. 마음이 아무리 크더라도 시간이 없으면 부모에게 닿지 않는다.

부모와의 시간은 여유가 생기면 쓰는 것이 아니다.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준을 바꿔보려 한다.

특별한 날을 잘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 날도 아닌 날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부모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가끔, 자식의 평범한 하루 안에 자신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쩌면 그것이 부모가 끝까지 원하는, 가장 작고 가장 현실적인 사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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