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래 일기 – 미래의 나와 연결되는 법

미래의 더 낳은 내가 되자

by 인또삐

지난 금요일부터 어제까지, 나는 슬럼프였다.
딱히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다만 기운이 빠졌다. 머릿속은 뿌옇고, 마음은 멍했다.

사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고?
두 번째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축하받을 일 아닌가. 감격에 겨워 울고불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안 기뻤다.
기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안 기뻤다.

이유를 곱씹다 보니 깨달았다.
나는 이미 3월 내내 축제를 벌이고 있었던 거다.
출간도 되기 전부터, 내 머릿속은 박수갈채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기쁨을 선지급 해버린 셈이다.
기쁨을 미리 땡겨쓴 대가는 예상보다 컸다.
바로 슬럼프.

그러던 중, 오늘 아침 《퓨처 셀프》를 읽었다.
그 책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미래의 나와 단절될 때다."

딱, 이 말이었다.
나는 그간 ‘책이 나오면 내 세상이 달라지겠지’ 하는 환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냉정할 정도로 평소와 같았다.
미래의 내 모습에 기대어 현실을 버텼는데, 그 미래가 오지 않자 공허함이 들이닥쳤다.
정작 나는 장기적인 나로부터 멀어져 있었다.
그 거리감이 고통이었던 거다.

그리고 또 하나, 뼈에 새긴다.
쾌락을 너무 빨리 맛보면 미래의 나와 단절된다.

그래서 결심했다.
오늘부터 미래 일기를 쓴다.

자기 전에 쓰는 일기가 아니다.
바로, 아침에 쓰는 일기.
“오늘 저녁, 나는 어떤 내가 되어 있을까?”
이걸 상상하며 시작하는 하루.

보통 일기는 과거를 돌아보는 거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방식으론 미래와 연결되기 어렵다는 걸 나는 이제 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아침에, 미래의 나와 먼저 인사를 나눈다.
저녁에 만날 나에게 미리 말을 건넨다.
“오늘도 고생했지? 너, 멋졌어.”

기대하시라.
앞으로 나는 미래와 조금씩 더 가까워질 것이다.
매일매일, 상상하고, 쓰고, 닿는다.

우리 가족 여러분,
이 일기를 보시고 웃음 한 번, 고개 끄덕임 한 번 해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어쩌면, 여러분도 한번 써볼지도?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짧은 인사.
그 한 줄이 생각보다 꽤, 든든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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