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새로움
2025년 10월 4일.
사우디 리야드라는 낯선 땅에 가족과 함께 살아온 지 정확히 5년이 되었다.
첫 한 해는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고, 특히 작년까지도 어려운 점들이 많았지만, 한국을 떠나올 때 마음먹었던 5년을 버텨보자라는 생각에 동료들이 떠날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고. 결국 5년을 버티니, 작년에 프로그램 디렉터 승진, 올해 부교수 승진, 학과장 승진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역할과 책임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은 만으로 4살, 6살 애기 때 왔는데 지금은 9살 Year 5, 11살 Year 7이 되었고, 키도 꽤 컸고, 애기에서 약간은 청소년기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다. 아이들 학교도 올해 새로 지은 깨끗하고 큰 건물로 이전해서 시설도 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매년 여름이면 한국으로 가는 티켓을 받아서 한두 달 힐링하고 오고, 1년에 두 번 정도의 이드 휴가 때는 가까운 유럽 국가와, 올해는 영국 런던을 구경하며, 평범한 리야드의 생활에 변화를 주고 있다.
주거도 5년 동안 무려 4곳을 이사하며 다닌 끝에, 결혼 후 15년 동안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 자그마한 정원이 달려 있는 오래된 집에서 나름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2016년 둘째가 태어나서 서울에 집을 샀지만, 정작 우리는 2년도 안 살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갔고, 지금까지 제일 오래 머문 집이 2년 정도인 것 같다.
학교 캠퍼스도 5년 전에는 모든 곳이 공사판이라 너무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AI Security Center까지 최신 시설로 개관을 했고, 많은 시설들과 학교 중정도 예뻐지고 있다. 학생들도 첫 해는 1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세 개 프로그램에 총 90명의 아랍국가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리야드의 변화는 더욱 빠르게 변했다. 2020년 첫해에는 대부분 식당이 가족, 싱글로 되어있었고, 아내가 아바야를 안 하고 나가는 날에는 사우디 사람이 와서 한마디 했었고, 지금은 매우 편한 복장으로 (물론 노출은 없는) 외출하는 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자유롭다.
5년 전과 지금 여전히 사우디 사람들은 친절하다. 학생들은 교수에 대한 예우가 꽤 높지만, 성적이나 여러 피드백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적극적이다.
그리고 지금은 아내와 함께 4년 전부터 단골 커피숍에서 아이스 마차 라테를 마시고 있는데 카페문화도 인테리어도 너무 좋은 곳이다. 대부분 조용히 공부하는 분위기이고, 커피 맛은 상당히 좋다.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이후 학과장으로서 맡는 첫 학기라 상당히 바빴다. 심적으로도. 그리고 5년이 되는 시점이라 여러 복잡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브런치에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오랜만에 들어오니 그 사이에 구독자 분도 8분이나 늘었다고 하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그동안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조금은 더 부지런히 글을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