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반짝임 2-3

자랑 같은 사실

by 천천히 꾸준히


누구나 한 번쯤은 자랑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다. 자식이나 조카가 너무 예뻐서, 업무 성과가 좋아서, 돈이 많아서, 외모가 출중해서…. 이러한 인정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지만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 과도하게 자랑을 하는 건 누가 들어도 좋게 들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랑을 하는 사람이 나와 무척 가깝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달라질 수 있다. 즉, 자랑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같은 말이 ‘자랑’ 일 수도 있고 ‘사실’ 일 수도 있다.

최근 근무지를 옮긴 뒤 전 근무지에서 정이 든 분들께 연락을 드리면 업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잘 적응하고 있는지 걱정하실까 봐, 내 입으로 말하기가 조금 민망해 새 근무지 동료들이 해 준 칭찬을 전했다. 전 근무지에 놀러 가려고 빨리 적응하고 있는 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이 든 분들께 “잘하고 있네, 다행이네. 아, 빨리 적응해서 놀려 오려고 기를 쓰고 열심히 하는 거야?”라는 농담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문득 이게 자랑이 아닐까 싶었다.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이 높은 개방성에 정직과 겸손을 갖추면 나이 들수록 멋진 사람이 된다고 하셨다. 상황에 따라 종종 부풀려 말하기도 하겠지만 ‘자랑’은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한 거 아닐까?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만, 너무 지나치지 않게 말하는 ‘자랑 같은 사실’은 오히려 따뜻한 미소를 남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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