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일렁임 7

제천 청풍호, 아름다움 너머의 슬픔

by 천천히 꾸준히


맑은 바람이 부는 ‘청풍(淸風)’은 그 지명만으로 마음이 설레는 곳이다. 유안진님의 시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에서, 봄의 고향 춘천(春川)에 직접 가 본 적 없는 화자가 봄의 이미지를 떠올린 것처럼, 청풍호가 그렇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청풍호를 작년에 한번, 올해도 두 번 가게 되었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8>에서도 외국계 기업에 근무한 지인이 외국인 동료들과 가장 즐겨 찾는 곳이 청풍‧단양의 남한강과 충주호반이라고 소개된다.

청풍호는 유람선을 타 가까이에서 맑은 바람을 맞으며 감상해도 좋았지만 모노레일을 타고 본 청풍호의 절경도 참 아름다웠다. 모노레일은 약 1시간이지만 맑은 바람, 청량한 공기로 머리가 상쾌해져 잠시 머문 듯했다.

비봉산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청풍호와 주변 산맥, 제천시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탁 트인 전망에 감탄이 나오면서도, 한편으로 슬픈 감정이 올라왔다. 1985년 충주호 건설로 수산면, 금성면과 함께 청풍면 일대 남한강 유역이 수몰되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지금은 아름다운 청풍호를 바라보며,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잠시나마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슬픔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란다. 또 앞으로는 그런 슬픔들이 생기지 않기를.

2025.10. 8. 청풍호

이 글은 추석에 써두었던 글입니다.
주 1회 발행을 목표로 미리 글을 써두다 보니,
가을에 어울리는 글들을 먼저 올리게 되어
올해가 가기 전에서야 발행하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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