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화이트 크리스마스 1] 충청 수영성
2025년 크리스마스는 목요일이어서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2박 3일 여행이 가능했다. 그동안 가 보고 싶었던 ‘보령, 군산, 부여’ 세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이다 보니 날씨가 조금 신경이 쓰였다. 전국적으로 크리스마스 전후로 많이 추워진다는데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럽지는 않을지. 그래도 충청도가 덜 춥고 늦은 오후에 눈이 온다고 했다.
보령에 도착해서 점심을 일찍 먹고 나니 낮 열두 시였고, 충청 수영성을 둘러보았다. 충청 수영성 어귀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 장소와 수영성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56회 백상예술대상 TV 대상도 받았던 작품이라 주변에 안 본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나도 참 재밌게 봐서 안내판을 읽고 어떤 장면이었는지 잠시 떠올려 봤다. 동백이가 걱정되고 신경이 쓰이는 용식이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과 수영성의 노을 지는 배경이 참 잘 어울렸다.
(관련 장면 보러가기: https://naver.me/5NM5cmpc)
우리나라 다른 수영성 유적과 달리 충청 수영성은 지형과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정약용, 이항복 선생님이 조선 최고의 정자로 묘사한 수영성의 정자 ‘영보정’에 오르는 길이 하나같이 예뻤다. 수원 화성 성곽길을 걷는 듯하면서도,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파란 하늘이 액자처럼 담긴 무지개 모양의 서문을 지나니 하늘보다 더 파란 오천항이 보였다.
영보정(永保亭)은 이름처럼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위기에서 나라를 지키고, 아름다운 경관도 지켜냈다. 영보정을 한 바퀴 돌아보니 수영성에 도착한 지 10분밖에 안 되었는데 파란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갑자기 눈이 내렸다.
강풍주의보가 발령되어 바람이 많이 불고 눈까지 내려 더 머무르지 못하고 내려왔다. 아쉽긴 했지만 늦은 오후에 온다던 눈이 일찍 온 덕분에 눈 내리는 영보정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호남, 충청, 제주, 울릉도에만 눈이 내렸다는데 보령을 가게 되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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