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창덕궁 후원, 아름다운 만큼 간절함이 필요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문화유산을 대하는 유홍준 교수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여행 가기 전에 공부를 조금 하고 가게 되었다. 창덕궁 후원과 종묘를 가기로 한 뒤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를 부지런히 읽었다.
창덕궁과 종묘는 가기 전에 공부만 하면 되었지만 창덕궁 후원은 조금 더 힘든 준비가 있다. 창덕궁 후원은 온라인 예매가 필수다. 창덕궁 후원은 회차별로 10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50명은 온라인으로 50명은 현장 발권인데 온라인은 6일 전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예약 당일 오전, 알람을 맞춰 놓았다. 그런데 그날, 마침 약속이 있어 운전을 해야 했다. 목적지 중간에 정차해서 예약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지 찾아봤지만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을 일찍 가서 15분 전부터 대기했다. 같이 창덕궁 후원을 가기로 한 친구도 15분 전부터 함께 대기를 했다. 로그인을 했지만 새로고침을 하면 풀리곤 했다. 결국 3분 전에 다시 로그인을 하고 대기했다.
10시 정각, 원하는 회차를 선택하려는데 매진되었다.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매진된 것이다. 친구와 나는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은 몰라서 허탈했다. 함께 책도 읽고 6일 전 오전에 알람도 맞추고 대기를 했었는데 예약을 못해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새로고침을 했더니 우리처럼 같이 예약을 했다가 취소를 한 사람이 있었는지 취소 표가 1~3장씩 나왔다.
취소 표를 예약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3~4번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보다 먼저 예약한 사람이 있는지 거듭 실패했다. 책을 읽고 가면 해설을 좀 건너뛰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영어 해설이라도 예약하려고 했는데 이미 매진되었다. 중국어, 일본어도 마찬가지였고, 나중에 알고 보니 외국어 해설은 내국인이 아예 입장할 수 없었다.
몇 분 지났을까. 새로고침을 끈질기게 하다가 원하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취소 표가 나와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친구에게 예약 성공을 전하며 참으로 기뻤다. 요기 베라 선수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란 말이 떠올랐다. 만약 매진되었다고 실망하고 바로 돌아섰다면 어땠을까? 간절함이 있다면 해낼 수 있는 일이 조금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창덕궁 후원을 보고 싶어 우리처럼 대기하다 실패하신 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부디 다음에는 성공하시기를.
✴️ 다음 글 [여행의 일렁임 3-2]
아름답고도 드넓은 창덕궁 후원을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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