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일렁임 4

뮤지컬 ‘빨래’, 슬플 땐 빨래를 해♬

by 천천히 꾸준히


‘어쩌다 해피엔딩’이 미국의 연극‧뮤티컬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토니상 6관왕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최근 신문에서도 봤다. 궁금했지만 예매가 쉽지 않아, 또 다른 창작 뮤지컬인 ‘빨래’를 보기로 했다.

뮤지컬 ‘빨래’는 올해로 20년째 공연되는 인기 있는 작품이다. 2005년 한국 뮤지컬 대상을 수상하고, 그 뒤로도 여러 상을 받았다. 2012년 이후에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공연되었다.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이고, 관람 후기를 읽어 보니 여러 번 봤다는 사람도 많아 기대가 컸다.

운 좋게 좋은 자리를 예매한 뒤, 일주일 동안 공연을 보다 즐겁게 보기 위한 준비를 했다. 빨래 줄거리를 읽고, 틈날 때마다 빨래의 주요 곡을 미리 들어보았다. 처음 듣는 곡들이었지만, 멜로디와 가사 모두 좋아 귓가에 맴돌며 흥얼거리게 되었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시간이 흘러 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슬픈 네 눈물도 마를 거야. 자, 힘을 내.

-슬플 땐 빨래를 해-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덜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빨래-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는 영화나 드라마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모르는 사람들과 한 작품을 보면서 감정을 공유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관객은 내 앞의 체격 좋은 남자분이었다. 중간중간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셨는데 이 순간만큼은 위로를 받으셨길 바랐다.

좋은 노래들을 들으며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니 1막 80분, 2막 70분 총 150분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라서 친근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았다.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기를 반복하는 이야기, 우리의 삶이었다.

평소 출근길에 잘 보이지 않던 ‘빨래방’이 눈에 띄었고, 집안일 정도로만 생각했던 빨래가 다르게 다가왔다. 서글픈 마음을 꽉 짜 빨랫줄에 널면, 햇빛과 바람에 잘 말라 다시 산뜻한 기분으로 하루를 살 수 있는 힘을 받는 느낌이었다.

공연 관계자의 허락을 받고 촬영한 커튼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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