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착한 사장 콤플렉스
안쓰러운 직원이 있었다.
사정이 딱했고,
미국에 처음 왔을 때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래서 조금 더 챙겼다.
집도 알아봐 주고, 카풀도 해주고,
어떻게 하면 더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호의가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카풀 시간과 장소가 아무렇지 않게 바뀌고,
가게 일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부탁도 잦아졌다.
결정적인 순간은
차를 사고 싶은데 보증을 서줄 수 있냐는 부탁이었다.
거절했고,
그날 이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한순간에 차갑게 변해버린 관계가
생각보다 꽤 충격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떤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그때 비로소 생각하게 됐다.
직원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선’은 어디까지일까.
곰곰이 돌아보면
나는 그 직원에게 잘해주면서
사실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고마워하길,
나를 착한 사장으로 봐주길,
조금 더 열심히 일해주길.
하지만 직원과의 관계는
결국 기브앤테이크가 아니다.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합리적인 관계다.
적당한 선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다시 돌려받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만.
그 이상은
호의가 아니라 기대가 되고,
기대는 결국 관계를 망가뜨린다.
착한 사장이 되려다
좋은 사장이 되지 못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