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초보사장의 오답노트

#5. 버티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by 찐사장

성공한 사람들은 다들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생각해 봤다.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었다.

끝이 궁금해서 보던 만화책,

몇 번씩 다시 읽은 삼국지,

기한이 닥쳐서 억지로 펼친 책들.

습관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핑계는 그럴듯했다.

할 일이 많아서.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먼저 지쳤다.

결정할 일은 쌓이고,

생각은 끊이지 않고,

머릿속은 늘 영업 중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몸보다 마음이 먼저 망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중에 《명상록》이 있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은 언제든지 자기 안으로 물러날 수 있다.

가장 평온하게 쉴 수 있는 곳은

자기 자신의 영혼이다.”


장사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사장이 되면

누가 대신 생각해주지 않는다.

결정은 전부 내 몫이고,

잘되든 안 되든

책임도 전부 내 이름으로 남는다.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생각이 잠시 멈춘다.

머릿속 소음이 줄어들고,

정리가 된다.

그 다음 선택이

조금은 덜 흔들린다.


그래서 이제는

독서의 힘을 믿는다.

책이 인생을 바꾸진 몰라도,

망가지지 않게는 해준다.

내 정신이 책 속에서 잠시 쉬고,

다음 날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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