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내일을 남겨두는 일
무조건 많이 일하는 게 답인 줄 알았다.
어차피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도 여겼다.
체력은 계산하지 않은 채
계속 밀어붙이다가
한 번 제대로 주저앉고 나서야 알게 된다.
열심히 했다는 말은
다음 날 다시 나올 수 있을 때나 의미가 있다는 걸.
의욕이 있다고 몸이 따라오는 건 아니고,
자신감이 있다고 매일 같은 속도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장사는 늘 같은 속도가 아니다.
어떤 날은 100m 단거리 선수처럼
눈앞의 일을 숨 가쁘게 쳐내야 하고,
어떤 날은 마라톤 장거리 선수처럼
속도를 늦추고
가게를 한 번 찬찬히 돌아봐야 한다.
문제는
지금 어느 종목을 뛰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늘 전력으로만 달렸다는 점이다.
기준이 조금 바뀐다.
얼마나 오래 붙어 있느냐보다,
내일도 다시 문을 열 수 있느냐 쪽으로.
결국 남는 건 단순하다.
잘되는 지점과
무리되는 선을 알고,
그 안에서 리듬을 붙이는 일.
오늘 할 만큼만 하고,
내일을 조금 남겨둔다.
이 시장에서 오래 남는 쪽은
대개 그런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