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초보사장의 오답노트

#7. 지금 아픈 건, 늘어나는 중이라서

by 찐사장

장사가 힘들고 잘 안될 때는

핑계가 먼저 나왔다.

뭐 때문이고, 누구 때문이고.

핑계를 대면 잠깐은

내 고생이 정당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게 내 정신을 갉아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힘들 때마다

핑계부터 찾는 게 익숙해지면

성장은 거기서 멈춘다.

내가 힘들다는 건

망하고 있다는 신호라기보다,

지금 내가 더 갈 수 있는 성장점에

걸려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태권도장에서 다리 찢기 해본 사람은 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아프고

욕이 나오는지.


그때 욕을 참는다고

다리가 더 빨리 늘어나는 건 아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힘들다고 인정하는 게

오히려 정신 건강에는 낫다.


다만 그 다음이 중요하다.

욕을 다 했으면

이렇게만 정리하면 된다.


그래도 나는

이 자리에서 빠지지 않겠다고.

지금이 성장점이라면

조금 더 늘어날 때까지

여기서 버텨보겠다고.


아무도 나를 사장하라고

등 떠민 적은 없다.

내가 제 발로

이 시장에 들어왔다.

지금의 고통도

계약서에 없는 비용이었을 뿐,

사기당한 건 아니다.


힘듦의 기준은

시장에서도 절대적이지 않다.

옆 가게는 잘 되는 것 같고,

나는 제자리인 날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나에겐 쉬운 일이

누군가에겐 끝내 못 넘는 벽일 수도 있다.


내가 잘하는 걸 붙잡고

이 성장점을 통과하고 나면,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난다.

그게 자기 확신이 되고,

자신감이 되고,

다음 결정을 떠받치는 기준이 된다.


다만 하나는 꼭 짚고 가야 한다.

핑계 대느라

상처 준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여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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