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린다. 월드컵은 1930년부터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가리는 국가대항전으로 이번이 22번째를 맞이하는 대회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이자 전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대회라 할 수 있다. 2006년엔 코트디부아르 출신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가 월드컵 본선 경기 출전을 위해 조국에 휴전을 요청했고, 이후 코트디부아르의 1차 내전이 종식되기도 했다. 또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총 누적 시청자 수는 약 36억 명을 기록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했으며, 유럽이나 남미 축구 강호들의 경우 자국 대표팀이 월드컵 결승에 오르면 그 나라의 역대 최고 시청률이 기록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시청률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50%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한국 vs 벨기에’ 경기의 74.7%였다(수도권 기준).
이번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은 다양한 의미에서 ‘최초’와 ‘최후’의 월드컵이 될 예정이다.
우선 카타르 월드컵은 지금까지 월드컵이 여름에 열렸던 것과는 다르게 역사상 처음으로 가을과 겨울 사이인 11월 20일부터 카타르 국경일인 12월 18일까지 열린다. 이렇게 초겨울에 월드컵이 열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카타르의 날씨 때문이다. 카타르의 기후는 건조기후 중에서도 사막성 기후이기 때문에 여름인 5월~10월 사이에는 최고기온이 50도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무더우며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습도 또한 굉장히 높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진행됐던 여름 월드컵을 카타르에서 진행하면, 선수들이 경기 도중 숨 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 자명하므로 비교적 온화한 날씨인 11~12월에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서아시아의 아랍 지역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단독 개최하는 월드컵이다. 카타르 월드컵 이전 아시아에서 개최된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유일했다. 또한 카타르는 1930년 첫 월드컵이 개최된 이후 지금까지 92년 동안 월드컵에 진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국가였다. 그래서 이번에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개최국의 지위로서 월드컵에 첫 출전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최후’의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한다. 이 둘은 21세기 축구를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스타들이다. 하지만 축구의 신이라 일컬어지는 이들도 수많은 대회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었지만,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컵이 있다. 그것은 바로 ‘월드컵 우승컵’이다. 그리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그들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현재 그들의 나이는 30대 중후반에 들어섰고, 다음 월드컵에 한 번 더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젊은 시절 기량을 펼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시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그 유명한 ‘메날두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혹은 다른 제3자가 영광을 차지할 것인가.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월드컵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1998년부터 이어졌던 본선 32강, 32개국 체제의 마지막이 될 월드컵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월드컵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만큼 한 국가가 월드컵을 개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어 2026년 월드컵부터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기로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한 국가가 단독 개최하는 월드컵은 이번 카타르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흥미진진한 카타르 월드컵을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 10월 10일에 방송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월드컵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기대감과 설렘을 더욱 고조시킬 발언이 나왔다. 바로 안정환, 김성주, 정형돈, 김용만 4형제가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로 넘어가 월드컵 현장의 생생함과 중계석 뒤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MBC는 매 월드컵마다 뜨거운 열기를 전 국민과 함께 나눴었다. 특히 2002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였던 <이경규가 간다>는 본방송에서 31.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MBC 월드컵 예능이 사랑을 받은 만큼 <이경규가 간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특집을 방송한 <무한도전> 이후 오랜만에 MBC에서 등장하는 월드컵 예능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에 대한 시청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 제작진은 “경기 직전 긴장감 넘치는 모습부터 본 경기에서 못 봤던 장면과 월드컵 현장의 재미와 감동을 전하고, 나아가 한발 빨리 다음 경기의 관전 포인트까지 담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에 힘을 보탤 안정환, 김성주, 김용만, 정형돈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카타르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다양한 이모저모를 밝힐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는 오는 11월 28일 첫 방송된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시즌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는 한 명의 선수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그라운드 밖의 하나 된 응원단’. 그들은 대한민국의 승리를 염원하는 12번째 선수로서 선수들과 응원으로 늘 함께 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약 2천2백만 명이 거리응원에 참여했으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원정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룬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한 4번의 경기에서 모두 392만 명의 인파가 거리응원에 나섰다.
이런 월드컵 길거리 응원의 전 세계로의 시작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당시 붉은 옷을 걸쳐 입은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을 외친 모습은 전 세계 곳곳에 인상적으로 자리 잡았고, 2006년 FIFA가 이를 본받아 월드컵 개최국의 각 지역에 ‘FIFA 팬 페스트(FIFA Fan Fest)’라는 이름의 행사를 기획하고 수많은 관객을 모아 길거리 응원을 진행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도 이어졌고, FIFA 행사 이외에도 전 세계 각지에서 길거리 응원에 나서는 것이 굉장히 흔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거리응원의 열기에 가려진 이면의 진실에는 ‘사고’가 있다.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길거리 응원에서는 1,210명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449명이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스포츠 행사와 사고는 끊이지 않는 관계라 할 수 있다. 흥분된 열기와 통제되지 않는 질서에는 당연히 사고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10월 1일에는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장에서 100명이 넘는 관중이 압사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또한 1989년 4월 영국에서는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FA컵 프로축구 시합이 열린 경기장에 관중이 몰리면서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도 있었으며, 1996년 10월 과테말라에서는 코스타리카와의 월드컵 예선전 경기를 앞두고 관중이 혼란에 빠지며 84명이 압사하거나 질식사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가 선수들에게 가장 안타까움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그것은 바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라운드 밖의 12번째 선수인 우리들’도 꼭 부상을 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응원과 승리도 좋지만,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 ‘안전’이다. 이태원 압사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시작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안전하고 행복한 월드컵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