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련 무소주부 May 21. 2023

남편에게 처음 사랑한다는 말을 듣게 되다..

내 남편 탐구 생활 50화

남편은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전에 만났던 여자들에게도 그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단다. 


지난 번에 만난 여자가 "오빠는 왜 사랑한단 말을 안 해줘요?"라고 조르는 말을 듣고서 어거지로 못이겨 처음 해줬단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20년이 지난 2002년 8월 1일.. 내가 지금의 시동생, 즉 서방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있게 되었다. 당시 군 복무를 하던 서방님을 보게 된 자리에서 어떤 이유로 남편과 난 밖에 나와 한참을 얘기하다 들어갔는데... 


서방님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그곳은 종로였기에 남편보단 내가 지리에 밝아서 여기저기 뒤지며 찾아봤지만 도대체 보이질 않았다... 참 난감했다!!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남편을 만나서 외박하게 된 것이... 집에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서방님을 이리저리 찾아봤지만... 당최 보이질 않았다. 


새벽 1시경까지 찾다가 남편과 나는 포기하고 '아침이 되면 서방님한테 연락이 오겠지...'하고 비디오방에 가서 눈을 좀 붙이고자 했다. 자는 내내 미안하고 걱정이 돼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날이 밝고... 드디어 서방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술에 취해 길 건너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하나은행 앞에서 뻗어 잠들어 버렸다고... 


안경까지 잃어버리셨단다. 일단 해장을 위해 근처에 있는, 아침 식사가 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남편이 서방님한테 한 소리를 시작했다. 


난 그 즉시 말렸다. 아무 일도 없었고 이렇게 무사히 찾은 게 얼마나 다행이냐고... 남편도 이내 잔소리를 멈춰줬다. 식사를 하고 난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친정 집으로 향했고 남편과 서방님은 안경을 맞추러 갔다. 


집에서 한숨 잔 뒤 일어난 나는 또 남편을 만나러 채비를 했다. 다행히 우리가 공동으로 모아놓은 통장에서 서방님 안경 맞출 돈이 충당이 되었단다.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서방님을 남편과 함께 배웅해 드렸고 무사히 복귀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인 날이었다~ 


그 뒤 우린 남편의 이모님이 계셨던 신림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 '인디오'란 술집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남편은 내 옆으로 와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할 말이 있다며...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거의 10분이 넘도록 말을 하지 못하는 남편을 보고서 난 느꼈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게 해주려고 하는구나...' 


난 너무나 감동이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렇게 힘들면 말 안 해도 돼요... 말 안 해도 다 느껴져요..." 


남편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그 뒤에 또 한참이 지나서야 결국 말해줬다!! 


"정말 사랑해!!"라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지금의 남편은 "오늘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었던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렇게 스윗한 남편이 또 있을까~ 다른 사람들한테 돌 맞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남편을 둔 나는 너무 행복하다~ 


여러 남편분들~ 와이프에게 사랑한다는 표현 많이 해주세요~ 

여자들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모든 가정이 평안하길 바라며, 자, 오늘도 서로 사랑하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저음 톤의 멋진 남편 목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