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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랑 결혼하고 싶어 했어요? 마누라가 물었다..

내 마누라 탐구 생활 37화, 결혼 예정자들을 위한 메세지~

2022.12.30. 오늘 와이프가 물었다.


"처음에 왜 나랑 결혼하고 싶어 했어요?"


내가 답했다.


"우선 서로 사랑한다는 마음이 통했고.. 어릴적에 내가 어린 여자를 좋아해서 몇번 만나 봤더니 서로 잘 통하지가 않았는데 동갑인 당신과는 생각이 통하고 말도 통해서 좋았다."라고..



또 한가지를 다시 물어왔다.


"그러면 언제부터 나랑 결혼을 생각했어요?"


내가 답했다.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는 모양인데.. 당신도 나 아닌 다른 남자에게 상처를 크게 받았듯이 나도 당신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크게 상처를 받아서 여자를 만날 생각도 없었지만 다음 번에 내가 여자를 사귀게 된다면 결혼을 전제로 만날 거라고 당신에게 처음부터 얘기를 했었는데.."라고 말이다.


"사랑해~♡ 앞으로도 쭉 너여~"


우리가 처음 만나 서로 사랑을 약속했던 2002년, 그 때가 우리 나이 스물여섯.. 벌써 20년이 더 지난 얘기다..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은 아래와 같다.. 

이는 내가 쓴 책인 '남자들을 위한 부부생활 참고서'의 머릿말이기도 하고 또한 지금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들려주고 싶은 작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


둘이 죽을 만큼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도 잘 살 수 있을까, 말까 한 것이 결혼의 현실인 만큼 남은 평생의 동반자를 구하는 일이야말로 서로에게 인생의 그 어떤 문제들보다 ‘최고’ 중의 ‘최고’로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 ‘결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했더니 이럴 줄은 몰랐다.’,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다.’라고 하소연을 하는 것은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이야기이며, 결혼을 하게 되면 반품이나 AS는 받을 수 없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하나라도 더 알고 결혼을 해도 부족할 판국에 하나라도 덜 알고 결혼을 했다면 그만큼의 핸디캡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겠는가?


결혼을 하는 순간부터 내게도 ‘책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내가 애초에 없었더라면 내가 결혼을 해서 만든 내 가정도 없었으리라.


와이프의 입장에서 보면 나 하나만을 믿고 내 울타리에 들어온 여자이고 자식이 생긴다면 나로 인해 태어난 자식이다. 나로 인해 만들어진 가정이라면 내 가정에 무슨 일이 생기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의 운전 실수로 인해 교통사고를 발생시켰을 때 나만 죽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죽일 수가 있는 것이듯 나의 잘못된 결혼 선택은 상대방인 배우자의 인생도, 자식(들)의 인생마저도 망가트릴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처럼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려는 자 또한 그 이름에 해당하는 만큼의 무게를 견뎌내야 할 것이다.


지금 또는 앞으로 곧 결혼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면 단순히 둘이서 현재의 ‘사랑’이란 감정만으로 결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결혼하고 살면서 죽을 때까지 결혼생활을 통한 모든 ‘삶의 무게’들을 감당해 낼 마음의 준비와 자세가 되어 있는지를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결혼 관련 명언들 중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


결혼 그 자체는 ‘좋다, 나쁘다.’라고 할 수 없다. 결혼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많은 젊은 남자들이 한 순간의 잘못된 결정으로 서로가 한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지 않도록 결혼을 선택하기 전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부디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내가 결혼 전에 만났었던 여자들과 연애 당시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 자신에게도 끊임없이 자문을 해 보았던 것은 ‘과연 내가, 이 한 여자와, 평생을 함께, 서로 사랑하며, 잘 살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스물여섯 나이에 내가 지금의 와이프를 처음 사귄 순간부터 연애시절 동안 나의 와이프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내 자신에게 수없이 물어본 끝에 나는 ‘OK!’라는 답과 함께 자신감을 얻었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결혼을 하여 대략 20년간 같이 잘 살아오고 있는 중이다.


요즘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나이 ‘서른’에 결혼을 한다고 가정하면 좋든 싫든 둘이서 앞으로 ‘70년’을 함께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내 나이가 서른이라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30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길었던 세월인지를 회상해 보고 나서 살아온 삶의 두 배가 넘는 ‘앞으로의 70년은 또 얼마나 긴 세월이겠는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나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 여자가 지금은 아무리 젊고, 늘씬하고, 아름다울지라도 몇십 년 후에까지 그 젊음과, 체형과, 아름다움이 유지되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면 지금 나의 결혼 배우자의 조건으로는 젊고, 늘씬하고, 아름다운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같이 늙어가는 모습을 서로 바라만 보더라도 좋을 만한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 속 대사 중 나의 와이프가 좋아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녀와 함께 늙어 가고 싶다.’라는 대사이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와이프의 이야기로는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가장 바라고 듣고 싶어 하는 최고의 말이라고 한다.


과거에서부터 결혼식 서약 중에 항상 나오는 단골 멘트가 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겠는가?”


이 물음에 우리는 모두가 “네!”라고 씩씩하게 답을 하며 결혼을 한다. 단지 지금만 좋고 사랑해서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내 남은 평생을 내가 이 여자와 함께 꾸린 가정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것이 결혼이다.


아직 결혼식을 치르지 않았다면 지금 결혼을 하려는 내 여자를 떠올리면서 스스로 한번 더 자문을 해 보자.


‘과연 내가, 이 한 여자와, (70년이 될지도 모르는) 평생을 함께, 서로 사랑하며, 잘 살 수 있겠는가?’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마지막 장면에서 단골 멘트로 항상 이런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의 가정은 평안하신지요?"


이 물음에 우리 부부는 항상 "네~"라고 답을 하고 있는데 결혼한 부부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 시대의 모든 결혼한 부부와, 앞으로 결혼할 모든 부부의 삶과 사랑과 행복을 위해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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