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09. 2023

2023. 3. 15. 화이트데이 잘 보내셨나요?

과연 나는 3년 뒤인 50세 전에 조기 퇴직하고 파이어족이 될 수 있을까

어제 화이트데이~ 와이프에게 옷 선물 하나 해주고 저녁에 홀로그램 장미꽃 전등과 와인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뽀뽀 한방 날려주면서 나름 잘 보낸 하루였다.

같이 산지 21년 되다보니 기념일에 꼭 나가서 돈을 써야 맛이 아니라 집안에서도 둘이서 충분히 잘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 즐길 수가 있다.


물론 이런 것도 둘이서 합이 잘 맞아야 가능하지 어느 한쪽이라도 허영심이 있던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인플루언서인 양 SNS에 자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힘들겠다.. 싶기도 하다.


(※ 우리 부부는 둘다 SNS를 하지 않는다.)



오늘도 새벽 5시반, 일찍 일어난 김에 아직 자고 있는 와이프에게 이것저것 카톡을 보내놓고 회사 주차장에 가서 쉬기로 하였다.


카카오톡이 없던 시절에는 매일 아침 와이프 머리맡에 손편지를 써주고 출근을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출근길 운전중..)


7시에 집을 나서 아침 식사 대용으로 꼬치바 하나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회사 도착하니 8시, 오늘은 웬일로 이 시간까지 사장님과 실장님 메신저가 꺼져 있는 것을 보니 사무실에 늦게 출근하실 모양이다.


어둡고 조용한 주차장 차안에서 혼자 쉬면서 블로그도 쓰고 기사도 검색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본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길 바라는 반면 남자들은 때론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참고로 우리 회사 출근 시간은 9시이고 일찍 나온다고 일찍 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사장님 다음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기사를 보니 나도 예전에 오이도에서 해물칼국수를 먹고 노로바이러스가 걸려서 심하게 고생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올해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하니 조심을 해야겠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생선, 굴, 조개 같은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되기 쉽다고 하니 다음 달 와이프 사촌 여동생들이 놀러 왔을 때 해산물 모듬회 먹자고 했지만 재고를 해봐야겠다.


* 출처 및 관련 기사 참조 :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230684?cds=news_edit

* 문제가 된다면 내리겠습니다.


8시반에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혼자 올라가 오늘의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전 업무중..)


출근 시간인 9시가 다 되어가도록 오늘따라 일찍 출근하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


9시 다되어 출근하는 직원들, 9시가 넘어서야 출근하는 직원들로 그렇게 사무실이 채워져 갔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매일같이 8시전에 나오시는 사장님과 실장님께서도 9시를 넘겨 출근을 하셨다.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꼰대처럼 "라떼는 말이야~" 할 수도 없고 스스로 노력들을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보게, 퇴근 시간을 지키고 싶다면 출근 시간도 잘 지켜줘야 하는 것이 예의일세~"


메일 확인 및 전반적인 직원들 일정, 신규 계약건, 납품건 등을 체크하며 오전 업무를 시작했다.


(내일 1시반에 있을 시연회 PT 출장 준비는 끝내 하지 못했다.)


'왜 내 일은 하면 할수록 늘어나기만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벌려놓은 만큼 Closing을 잘 해야 일의 균형, 밸런스가 어느정도 맞을텐데 이 놈의 IT업종의 업무 특성상 유지보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나기만 할 뿐이다.


12시 점심 시간에 어제 사둔 김밥으로 대충 식사를 하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여 다음 주 금요일에 회사 회식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주었다.


장모님께서 우리 집에 오셔서 물물교환식을 하고 와이프는 일찌감치 교회에 나가 성가대 연습을 하고 중보기도까지 마치고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3/19일에 교회 2, 3부 예배때 가브리엘 성가대원으로서 와이프의 첫 무대가 있으니 나도 3부 예배에 가서 동영상 촬영을 해주기로 하였다.


"이보게, 찍사 작업 수당은 1분당 500원일세~"


"(-_-);;;"


나름 고급 인력인 나다..



1시, 와이프는 성가대 연습을 들어갔고 나도 사무실로 올라가서 오후 업무를 시작해본다.


(오후 업무중..)


4시에 사장님께서 퇴근하셨고 나도 4시반에 브레이크 타임~ 오후에도 이런 저런 일들이 생겨서 내일 출장 준비를 아직까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잠시 후 5~6시에 직원들과 회의도 해야 하고.. 그러면 박부장은 또 초과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부사수로 쓸 후임을 10년 전부터 뽑아 달라고 해도 안 뽑아주니 내가 우리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는 답도 없고.. 5시가 다 되어 가니 슬슬 또 올라가 봐야겠다.


"과연 박부장은 3년 뒤인 50세 전에 조기 퇴직을 하고 파이어족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 3년 동안 내가 얼마나 준비하고 피땀 흘리며 노력을 해내는지가 관건이다.


결과는 3년 뒤인 2026년에 공개합니다~ 두둥~!!



7시, 회의와 내 업무를 마치고 퇴근.. 아니 내일 출장 나가서 시연회 PT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집에서 배고픈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으니 퇴근을 하는 것이다.


사실 시연회든 PT든 어차피 화면 띄워 놓고 말빨로 승부를 보는 것이니 가서 말만 잘 하고 오면 그 뿐이다.


"오빠가 간다~ 딱 기다려라~!!"


와이프에게 오늘 저녁 수라상은 돼지 막창구이로 준비하라고 일러두었다 .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8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고 우리 부부만의 근사한 저녁 한상이 완성되었다.


나는 돼지 막창구이, 와이프는 컵누들을 메인으로 김밥 한조각과 풀떼기로 오늘의 술상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오늘 내가 밖에서 고된 하루를 보내고 왔더라도 나에게 집은 무릉도원과 다름없이 없을 만큼 행복하기만 하다.


가끔 와이프가 내게 묻는 말이 있고 그러면 21년동안 단 한번도 바람을 피운 적이 없는 나도 답을 한다.


"한번쯤은 바람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귀찮아.. 한명도 힘든데 둘은 무슨.."


(우리 부부는 자식이 없고 밥보다 술을 즐기며 소식러이다.)



남자들은 문지방 넘을 힘만 있으면 이상한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남자들도 한번쯤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1. 본인의 딸이 성폭행을 당하거나 바람둥이 남자를 만나 고통을 받게 된다면? 본인의 아들이 성폭행으로 쇠고랑을 차거나 바람둥이 남자로 여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


2. 본인의 와이프나 연인이 나몰래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거꾸로 내가 몰래 바람을 피우다가 상대방이 알게 된다면?


3. 나의 실수로 인해 와이프나 연인이 목숨을 잃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면?



남자가 여자를 정상적으로 서로가 사랑하고 만나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그 여자는 남자인 내가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지 등쳐먹거나 사기를 치거나 그를 놔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바엔 결혼을 하지 않는게 서로에게나 세상에 이로운 일일 것이다.


왜,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남에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결국엔 본인의 눈에는 피눈물을 쏟게 되는 것이라고..



이왕 말이 나왔으니 남편이라면 자신이 죽는 순간 와이프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듣고 눈을 감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시대에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우리 부부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화이트데이 선물 사줘야 하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