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화이트데이 선물 사줘야 하나?

2023. 3. 14. 술병ing, 서울대 출장

오늘은 화이트데이~ 와이프에게 선물을 사줘야 하나.. 생각하다가 돈도 없고 최근 이것저것 사준 것도 있고 주말에 장미꽃도 사줬으니 그냥 퉁치고 저녁에 홀로그램 장미꽃 전등과 와인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뽀뽀나 찐~하게 한방 날려주기로 했다.

어제 저녁 양선지 해장국으로 속풀이를 했더니 조금은 속이 편안해지긴 했지만 나나 와이프나 아직은 둘다 술병ing 중이다.


새벽 5시반, 일찍 일어난 김에 와이프에게 장볼 것들을 적어주고 회사 주차장에서 쉬기로 하였다.


7시에 집을 나서 편의점에 들러 아침 식사 대용으로 삼각김밥과 1+1 커피를 사먹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회사 도착하니 8시, 사장님과 실장님께서 메신저가 방금 켜진 것을 보니 이제 막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신 모양이다.


내가 도착한 사실을 알게 되면 빨리 사무실로 올라와서 일을 하라고 하실게 뻔하니 절대 알려지면 안되는 것이다.


어둡고 조용한 주차장 차안에서 혼자 쉬면서 블로그도 쓰고 기사도 검색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본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길 바라는 반면 남자들은 때론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8시반에 나도 사무실로 올라가 오늘 일과를 시작해본다.


(참고로 우리 회사 출근 시간은 9시이고 일찍 나온다고 일찍 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사장님 다음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오전 업무중..)


사장님께서 2시 서울대 출장을 같이 안나가고 디자이너 한명 데리고 다녀오라고 해서 이번에 새로 입사한 여자 디자이너에게 준비할 것들을 일러두었다.


서울대학교를 가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니 없다고 하길래 부담없이 그냥 구경 갔다온다 생각하라고 했다.


어차피 계약 체결은 해놨으니 가서 담당자와 인사 나누고 몇마디 나누고 돌아오면 된다.



12시, 점심 시간에 남은 죽을 다 먹어 치웠고 차에 내려가 와이프에게 전화를 해서 다음부터는 죽 대신 잡곡을 넣지 않은 흰 쌀밥을 도시락으로 싸달라고 오더를 넣었다.


아래 사진처럼 죽 한통을 싸오면 정확히 세번 나눠 먹는다.


이번 달에도 내돈으로 점심을 사먹은 적이 없으니 1월 한달 5,700원, 2월 한달 7,500원에 이어서 한달 점심값 만원 프로젝트는 3월에도 무난히 성공할 듯 하다.


(와이프는 이마트에서 생활용품점까지 걸어서 장을 보고 있다고 한다. 욕본다, 마눌~)



1시, 사무실로 가서 직원을 데리고 백번도 더 다녀온 서울대로 출발~

2시~2시반 약속 시간보다  10분전 도착했는데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애를 먹다가 겨우 주차를 하고 10-1관에 올라가서 약 한시간여 미팅을 가졌다.


디자이너에게 처음 방문이니 여기저기 서울대 사진도 찍고 천천히 들어가 보자고 했다.



사무실로 복귀하니 3시반, 출장을 다녀오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4시에 사장님께서 퇴근하셨고 나도 4시반에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였다.


"니삭스도 사줬고 오늘 옷도 한벌 사줬으니 화이트데이 선물로 퉁친다~!!"


"네~"


얼마전 '돈쭐내러 왔습니다'에서 아는 동생네 가게가 방송에 나와 이번 주 토요일 저녁에 와이프와 함께 찾아가보기로 했다.


관련 블로그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23



(오후 업무중..)


5시반~6시반에 회의 후 내 업무 정리와 사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퇴근을 했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은근슬쩍 와이프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나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니 그런거 없다고 한다.


오늘 저녁엔 사놓고 남은 해장국, 깐풍 닭똥집, 짜장면으로 근사한 한상을 준비하라고 일러두었다.


오늘 퇴근길도 많이 막혀서 집으로 돌아오니 8시가 되었고 미리 오더를 넣은대로 저녁 한상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뽀뽀를 선빵으로 날려주는 센스~!!


"사랑해~ 쭉너여~♡"


"♡"


우리에겐 음료수일 뿐인 와인은 한잔만 따라서 반씩 마시고 우리 부부의 주종목인 소주로 전환을 했다.


아무리 바라봐도 해장국, 깐풍 닭똥집, 짜장면은 조합이 웬지 잘 맞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뭐 어떤가.. 이만하면 나름 화이트데이 연인 세트 안주로 훌륭하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본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무얼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마누라와 함께 먹을 이 음식들이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화이트데이인 오늘.. 당신이 혼자이든,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먹든 좋은 시간을 잘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행복은 가만히 있는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노력을 해야지만 얻어낼 수 있는 결과임을 잊지 마세요~



11시반, 와이프가 먼저 뻗어 버렸고 나도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일찍 잠자리에 누워 본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