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에 호랑이 태몽인 내 성격은 본인인 나로서도 참 지독하다고 생각하며 기가 무척이나 세서 웬만한 남자들이라면 내게 잡아 먹히는 편이다.
남편도 태몽이 커다란 구렁이(용)꿈에, O형&전갈자리에(지독하리 만큼 독하다), 웬만한 여자들이라면 잡아 먹히는 엄청나게 기가 센 편이다.
남편과 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말 그대로 용호상박..
연애 초반에 난 분명 남편에게 내 성격 건들면 앞뒤 안보는 사람이라고 얘기했었다. 그걸 가볍게 여겼던 남편은 내가 분명 화가 나서 이제부터 아무것도 안 보겠다고 말했는데도 나를 자극하면서 해볼 대로 하라며 부추겼었다.
결국 나는 옆에 잡히는 아무 걸로 전신 거울을 깨뜨렸고 피가 철철 흐르는 내 손을 보고서야 남편도 정신을 차린 것 같다. 병원에 가서 내 왼쪽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진 걸 알고 나서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나보다. 그 뒤로는 날 자극하는 일은 없었으니 말이다.
내 지랄맞은 성격은 또 있다. 지금은 오빠가 재혼해 자식도 낳고 잘 살고 있지만, 돌싱 시절(우리 오빠가 객관적으로 봐도 인기가 있긴 하다) 여자들 문제로 엄마를 속상하게 해서 원형탈모증이 오신 걸 보고, 자고 있던 오빠 방에 가서 "야!!! 김XX! 너 당장 짐 싸서 이 집에서 나가!!!"라고 오빠를 쫒아낸 적도 있다. 이런 여동생 또 있을까요? ㅠㅠ
다행히도 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 프랑스에서 오는 친언니가 나보고 순한 양이 됐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한테 "얘 순한 양 만드느라 정말 고생했어요~"칭찬을 한다. 내 성질이 얼마나 고약했던 것인지...
얼마 전, 남편이 나를 기망한 일이 있어 내 온 마음이 뒤집어져서 짐을 싸고 나온 일이 있다. 뒤따라 오는 남편에게 온갖 험한 말을 퍼붓고 속상해서 깡소주 한 병 나발불고 공원에서 잠들었는데 그런 날 뒤에서 안 보이게 따라오며 잠들었던 나를 택시로 데려가 집으로 데려왔다. 기억도 안 나는데 내가 남편더러 나 울 남편한테 가야 한다고...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얘기해야 한다고 말하더랍니다~ 쪽팔려서 참... 그 일로 자존심 세워 얘길 해봤자 내가 남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들켰으니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