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전형적인 육식파, 나는 생선과 채소파이다. 그나마 둘이 맞는 건 유일하게 해산물 뿐이다.
낙지, 오징어, 조개류 등...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생선은 아예 입에도 대지 않으신다.
남편이 연애 초반에는 족발이나 곱창도 안 먹던 사람이었는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지금은 최애 음식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채소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기에 울 친정 아버지와 엄마께서 고기를 자주 먹으면 채소도 꼭! 함께 먹어야 한다고 강조를 하셔서인지 지금은 고기류를 먹을 때 채소가 없으면 못 먹겠다고 한다.
인간 승리다!!
주위의 말을 들어보면 차라리 식성이 반대인 것이 낫다는 얘기들도 있다. 그래야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고~ 그런 면에선 우린 성공인 거겠죠? ^^
하나의 에피소드~
친정 아버지와 남편이 같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산오징어나 산낙지인데, 어느날 한 번 산오징어를 사가서 친정 아버지와 남편이 반주를 한 적이 있다. 그날 남편이 생애 꼽을 정도로 지옥과 위기를 맛본 날이었단다. 오징어에 고추냉이가 왕창 묻어 있는 걸 먹었다가 뿜을 뻔 했는데 울 아빠 앞이라 겨우겨우 삼켰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경우로 시어머님 환갑잔치 때 그랜드 힐튼에서 뷔페 식사를 하는데, 목록이 안 써있는 회를 가져와 먹었더니 그게 내가 먹지 못하는 삭힌 홍어였던 거였다! 뱉으려 하려는 시점에서 시아버님께서 포도주로 건배를 하자시기에 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할 상황에 그냥 꿀떡 삼켜버리고 말았다! 삼키는데 눈물이 조금 나왔다! 남편도 나와 비슷한 심정이었으리라 여겨진다...
20년 동안 같이 살다보니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는 에피소드들이 생기는 것 같다.
여러분들도 지금 힘들지라도 그 사랑을 지키면서 잘 살아가다보면 그런 것들이 나중에 웃고 회상하는 날이 올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