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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14. 2023

갑자기 와이프가 원인모를 잠꼬대를 시작했다.

2023. 3. 31. 3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곧 주말의 시작이다~

어제도 일찍 자려다가 그만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어 보려는데.. 갑자기 와이프가 원인모를 잠꼬대를 시작했다.


"문.. 문 열고 잘거다.. 오늘은 문.. 문 열고 잘거다.."


허냐는 자면서도 계획이 있구나~


"그래, 문.. 문 열고 자자~"


문.. 문 열고 잘 자요~


......하지만 소승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오늘은 왜 문 열고 자야만 하는지.. 잠깐 일어나서 가르쳐 주고 자면 좋으련만......



3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곧 주말의 시작이다~


늦게 잠이 들어서 아침에 7시가 되어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그래도 8시 40분, 회사에 나와서 피곤한 금요일 하루를 시작해본다.



견적서, 제안서, 계약서 작성.. 회의.. 전화 응대.. 메일 회신.. 사장님 보고.. 직원들 작업 지시&검수 확인.. 납품&잔금 요청.. 신규 상담.. 뭐, 매일 비슷한 업무 패턴이다.


(오전 업무중..)



12시 점심 시간에 실장님께서 김밥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와이프가 자기도 달라고 해서 한조각을 남기고 집에 가져다 주기로 했다.


'덤으로 단무지 두조각도 넣었으니 마누라 오늘 계탔구나~'


12시반,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와 전화를 하고 있는데 실장님께서 같이 세무서로 드라이브 가자고 하셔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쉬지도 못하고.. 전화도 못하고..


"실장님, 감사합니다~ㅜㅜ"


(내가 즐겨 사용하는 반어법적인 표현이다.)


1시 세무서에 도착, 실장님께서 일 보시는 동안 와이프와 못다한 통화를 하면서 근처에 핀 목련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고 우리 부부만의 꽁냥꽁냥한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실장님께서 나오셔서 다시 회사로 복귀를 하던 중 사장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고 여기서부터 오늘 하루가 꼬이기 시작했다.

앞서도  몇차례 얘기했듯이 우리 회사에서 거의 모든 리스크 관리를 내가 혼자 짊어지고 있는데 간만에 그날이 찾아 왔다.


그 즉시 해당 업체 대표님께 전화를 해서 대략 15분간 말싸움을 이어갔으나 상호간의 물러섬이 없다보니 이런 상황에서는 전화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체 대표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빠르게 업무 처리를 원하시면 당장 우리 회사에 오시길 권해드렸고 한시간반 거리에 계신 대표님께서는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3시까지 내방하기로 하셨다.



1시반, 사무실에 들어가서 밀린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3시가 안되서 업체 대표님께서 우리 사무실로 찾아 오셨다.


2시간이 넘도록 엎치락뒤치락 실랑이가 오고 가다가 결국 우리 사장님께서 나서서 상황을 정리를 해주셨고 상호간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게 되었다.



5시반에 직원들과 전체 회의를 했는데 오늘따라 이건 뭐 총체적 난국이다.


아침에 지시한 작업들이 제대로 처리가 되어 있지 않길래 다들 한자리에 모아놓고 나도 금요일에 이런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어떤 이유나 핑계 대지 말고 다들 오늘 해야 할 작업들을 정확히 마치고 나서 보고를 한 뒤에 퇴근을 하라고 못을 꽉 박아 놓았다.


6시.. 7시.. 이쯤 되니 사장님께서도 직원들 퇴근시키라고 하시지만 제가 오늘 각자 마무리 하기로 한 일들이 있으니 가만히 놔두시라고 했다.


한명 두명 업무를 마친 직원들이 퇴근을 했고 8시.. 마지막까지 남은 한명이 업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도 퇴근을 하였다.


나도 성질이 많이 죽어서 이 정도이지 예전에는.. (생략)


'참 회사 꼴 잘 돌아간다..'


예전 방식의 잣대를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들이밀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하고 놔두면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직원들아, 칼퇴근을 하는 것도 좋다.. 야근을 안하는 것도 다 좋다.. 대신 오늘 끝내야만 할 일이 있으면 그 일 만큼은 제발 끝까지 마치고 퇴근을 하자.


그리고 제발 이래서 못했어요.. 저래서 못했어요.. 이러지는 말자..


이상 꼰대같은 잔소리는 그만~



(8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9시에 집으로 돌아와 목장 모임을 하루 쉬기로 하고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이제부터 주말이다~"


오늘의 저녁 한상으로 나는 이마트에서 사온 제육볶음(1kg에 13,000원)을 메인으로 셀러드와 어제 먹다 남은 우대갈비를, 와이프는 광어회 몇점과 김밥 한조각, 미역국을 함께 먹기로 하였다.


제육볶음이 그렇게 맵지도 않고 맛이 정말 좋았지만 그래도 땀이 나는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맛있는 녀석들을 보는데 오늘 본방을 마지막으로 종영되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나 김준현이 나가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와이프의 최애 프로그램이자 우리 부부가 함께 가장 많이 보는 방송이었는데.. 뭐, 곧 시즌2가 시작되겠지..


"굿바이, 맛있는 녀석들~"



저 많은 제육볶음을 혼자서 다 먹고 뚱카롱과 젤리로 2차전을 치른 후 11시에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토요일인 내일 아침에는 내과, 치과 방문, 3~6시 와이프 교회 말씀 공부가.. 일요일엔 벚꽃놀이가 예정되어 있다.



한주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벚꽃이 장관이구요, 절경입니다~"


친구든 부부나 연인이든 이번 주말에는 벚꽃 앞으로 나아가서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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