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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14. 2023

황대리는 참 센스가 없네~

2023. 3. 30. 우리 집에는 마누라란 이름의 쉐프가 있다.

어제 밤에 와이프와 함께 프랑스에서 살고 계신 처형네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참 방황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이제 대학생이 된 처조카에게 편지를 써주고 새벽 1시반에 잠이 들었다.

이 편지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올려보기로 했다.


* 전문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253



* 가끔씩 회사 여직원들도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곤 하는데 이번엔 내가 쓴 편지를 보고 와이프가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나는 천상 여자나 울리는 그런 놈인 모양이다.



어제 늦게 잠든 탓에 늦잠을 자고 웬만하면 30분~1시간 이상 일찍 출근을 하는 내가 2분 지각을 하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9시 2분, 오늘도 힘..들게 하루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전 업무중..)


11시에 갑자기 손님이 오셔서 약 한시간여 미팅을 마치니 12시 점심 시간이 되었다.


직원들과 함께 컵라면을 먹으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개발팀 대리 한명이 전라도 광주에서 아주 유명한 곱창집에서 택배 배송 신청을 해놨는데 주문이 너무 많이 밀려서 6월 중순에나 배송이 가능하다고 하길래 내가 한마디 했다.


"황대리는 참 센스가 없네~"


"네~?"


"그런건 주문할 때 하나를 더 시켜서 부장님도 이거 한번 드셔보세요~ 해야 하는거 아니야?"


"ㅋㅋㅋ~"


물론 웃자고 한 소리지 받을 생각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님을 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단지 나만의 개그 스타일일 뿐~



1시가 되어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사장님께서는 어제부터 내게 회사소개서를 다시 만들라고 해놓고 오늘도 또 다른 이것저것 견적서, 제안서를 만들어 내라고 하신다.


이래저래 참 바쁜 박부장이다.


(오후 업무중..)


4시에 사장님께서 들어가셨고 나도 차에 내려가 쉬면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4시반에서 6시반까지 직원들과 돌아가면서 업무 회의를 봐주고 아직도 내 할 일을 못하고 있는 불쌍한 박부장..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내 일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내가 오늘 할 일 : 전자입찰 시스템 구축 견적서와 제안서 작성)


집에서 배고픈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는데..


'나 야근각이다..'



한시간 동안 미친 듯이 일을 하였지만 아쉽게도 GG~


7시반,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퇴근을 해본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배고픈 마누라여, 오빠가 간다~!!"


오늘도 퇴근길은 막혀 주시고, 벚꽃들은 이뻐 주시고~


저녁 한상은 지난 주말에 이마트에서 사온 짜장면 1인분과 우대갈비 한조각을 대령해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 집에는 재료가 남아있는 한 내가 원하는 것을 유한리필로 요리를 만들어주는 마누라란 이름의 쉐프가 있다.


"다들 집에 이런 마누라 한명쯤은 있..겠죠?"



8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오니 오더를 넣은대로 저녁 한상이 준비되었고 식사를 시작하였다.


"와~ 맛있다~"


"그렇게나 맛있어요?"


요즘 마트에서 파는 짜장면 퀄리티가 정말 장난이 아니라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토치로 불맛을 내어 히말라야 소금을 찍어 먹은 우대갈비야 더 말할 것도 없고..


(오늘도 직원들에게 지금 쿠팡에서 우대갈비 1kg이 29,900원에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먹고 싶은 사람은 직접 주문해 보라고 했다.)



9시반, 짜장면을 둘이서 나눠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우대갈비는 반만 먹고 키핑해두기로 했다.


"와~ 배부른데~"


"으이구~ 무슨 남자가 이 정도 먹고서.."


"왜? 남자는 이 정도 먹고서 배부르면 안돼?"


"※?@#♡&×●¿"


참 소식러인 우리 부부이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사랑과 전쟁을 보면서 디저트겸 안주로 마지막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


11시가 조금 넘어 와이프가 먼저 뻗었고 나도 곧 뒤따라 뻗어 보기로 한다.



내일 하루만 고생하면 주말이니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날이 올거라는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 힘내서 열심히 노력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어릴적에 자주 들었던 말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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