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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l 05. 2023

우리집 1차정산일이 돌아왔다! 그래서 악몽을 꾼것일까?

2023.4.25. 우리 부부는 참 닭살스러운 민폐 덩어리이다..

악몽에 시달리다 잠에서 깨버렸다..

꿈에서 내가 피를 너무 많이 흘리다보니 아직도 온몸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듯 하다..


몸을 살펴보면서 꿈이란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오늘은 운전도 조심하고 와이프에게도 일어나면 함께 주의를 하라고 당부해야겠다.


5시 45분.. 좀 더 자도 되는 시간이지만 찝찝한 마음에 그냥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차라리 회사에 일찍 나가 차에서 좀 더 쉬어보기로 했다.



여유롭게 준비를 마치고 6시반에 현관문을 여는 소리에 와이프가 눈을 살짝 뜨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와이프는 불면증으로 매일 수면제를 먹고 자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나도 잠이 오지 않을 때 와이프의 수면제를 아주 소량만 먹었다가 혼이났던 적이 있기에 그 심정을 잘 알고 있다..)


나도 신발을 벗고 다시 들어가서 누워 있는 와이프 이마에 살짝 뽀뽀를 해주었다.


"조심해서 잘 다녀와요~♡"


"아까부터 몸을 뒤척이더니 깼어? 나 잘 다녀 올테니까 어여 더 자요~♡"


내가 생각해도 참 닭살스러운 우리 부부이다..


가끔 내가 와이프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서 다른 집 부인이 자신의 남편에게 "왜 나한텐 저렇게 안해주냐?" 하고..


반대로 와이프가 내게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서 다른 집 남편도 자신의 아내에게 "왜 나한텐 저렇게 안해주냐?" 하고..


그렇게 우리 부부 때문에 서로 구박하는 것을 보면서 우린 참 '민폐 덩어리들'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우리 부부가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6시 50분, 내가 자주 가는 편의점에 들러 김밥을 사서 달리는 차안에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나의 흔한 출근길 풍경이다..




7시 20분, 영등포 로터리로 들어서는데 일기예보대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7시 40분에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뒤 블로그도 쓰고.. 쉬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거의 모든 남자들은 가끔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메신저를 보니 매일 7시반에 출근하시던 사장님께서 오프라인.. 오늘은 늦게 오실 모양이다.




8시반,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나혼자 오늘 일과를 시작해본다.


고요함과 적막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풍경이다.


'라디오나 틀어놓자~'




(오전 업무중..)


예상대로 사장님께서 지각을 하셨고 9시반에 와이프가 일어나서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며 우리 부부 건강 좋은 글이 있어서 별도로 포스팅을 하고 공유해주었다.


관련 포스팅 : https://nambucham.postype.com/post/14426109


"우리 부부는 앞으로 물 500cc와 천일염 2g 정도로 하여 소금물을 타서 매일 먹습니다."


*알콜중독, 불면증, 우울증, 정신착란증, 신경성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천일염을 먹이면 수일 내에 증상이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매달 25일은 우리 집 1차 정산일이라 다음 달 10일에 받을 월급을 오늘 미리 땡겨 받아서 2개월씩 연체된 각종 보험료와 공과금을 내야하는 날이다.


오전에 월급을 받았으니 오후에 일하면서 하나씩 이체를 해야겠다.



10시반에 브레이크 타임을 갖고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받지를 않는다.


마트에 장보러 가면서 핸드폰을 놔두고 갔다고 한다.


"이번 통화는 꽝~ 다음 기회에~"



12시 점심 시간에 제육볶음, 오징어 젓갈, 깻잎 절임으로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다시 전화를 하였다.


집에 있는 천일염 중 꽃소금 말고 간수를 뺀 굵은 소금으로 와이프가 매일 저녁 퇴근 시간에 맞춰 소금물을 타주기로 했으니 이제 우리 부부는 둘다 건강해질 일만 남았다.


*나의 로드맵.. 나의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다.


1. 매일 퇴근길이 1시간씩 걸리니 도착 시간에 맞춰 와이프에게 미리 소금물을 타달라고 한다.


2. 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소금물을 다른 안주와 함께 조금씩 마신다.


3. 마치 링겔을 꽂아 놓듯이 조금씩 소금물이 우리 몸에 축척이 된다.


4. 알콜중독, 불면증, 우울증, 정신착란증, 신경성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천일염을 먹이면 수일 내에 증상이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하니 우리 부부는 매일 술을 마시면서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 수가 있을 것이다.




1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업무와 우리 집 정산을 동시에 보기 시작했고 두시간만인 3시 전에 정산 완료~!!


아래는 내가 만든 엑셀 가계부이고 이것으로 우리 집의 모든 돈관리를 내가 다 하고 있는 중이다.


1차 정산은 2개월씩 연체된 각종 보험료와 공과금을, 2차 정산은 카드값들, 3차 정산은 대출금들.. 정말이지 매달 산 넘어 산이다.




사장님께서는 오늘도 4시에 들어가셨고 나도 4시반에 나와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며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낮잠을 자고 있는지 받질 않는다.


심심하게 혼자 쉬었다가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가열차게 업무 정리를 하여 조금이라도 빨리 퇴근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오후 업무중..)



5시부터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으로부터 직통 전화가 걸려 왔고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아무리 위기 대응 능력이 뛰어난 나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내일은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고비 사막을 몇번이나 넘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박부장은 내일 이번 상황피할 수가 있을 것인가..


(두구두구두구~)



7시, 업무를 정리하고 퇴근을 했다.


나로인해 문제가 발생된 듯하여 마음이 편하지 못한데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씁쓸한 기분이 든다.


'내일만 잘 버티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하는 것으로~'


(마누라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8시, 집으로 돌아오니 와이프가 소금물과 함께 피조개무침에 미나리를 넣고 초고추장에 팍팍 무쳐서 근사한 저녁 한상을 준비해놓았다.


지난 토요일에 사왔던 피조개무침이 거의 새 것과 다름이 없어서 큰 맘 먹고 오늘은 최대한 많이 먹어치운 뒤 가벼운 안주와 함께 소금물을 마시기로 하였다.


원래 입맛이 짠 편이라 소금물이 나에게는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소금물아, 우리의 건강을 부탁해~^^;"


소금물은 한두번 먹고 효과를 알 수가 없으니 꾸준히 더 먹어본 뒤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그런데 한가지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


같이 먹고 같이 효과를 누려야 할 와이프가 짜다며 안먹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짜지 않은 천일염을 내 찾아 보도록 하지.."


내 어떻게 해서든 기필코 먹이고야 말리라~


"딱 기다려라, 마눌~"


우리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상도'를 보면서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해본다.


내일은 비록 내게 힘든 순간이 찾아 오겠지만 결국 그 또한 지나가리라~ 그것은 오늘 걱정한다고 해서 결코 해결될 수가 없는 일이다.


그저 오늘을 즐기고 내일 일은 내일 맞이하면 된다.




p.s.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냥 좋지 않은 일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행복한 날'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날입니다.


"당신에게 오늘은 별일 없이 평범하고 행복한 하루를 잘 보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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