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련 무소주부 Jul 06. 2023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힘들겠지만 오늘 또한 지나가리라~

2023.4.26. 이혼 후 일상에서 이혼하기 전보다 편할 때는 언제인가

새벽 6시반에 일어나 밥을 먹으려고 밥솥을 열어보니 두둥~ 또다시 허연 생쌀이 나를 반겼다.


와이프가 어제 취사 버튼을 누르는 것을 또 깜빡 잊어버린 모양이다.


'에효~ 잊어버리지 말라고 내가 어제 두번이나 얘기를 했건만..'


아무래도 '마누라 치매 방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다.


도시락과 아침 밥은 포기하고 그냥 회사가는 길에 삼각김밥이나 하나 사먹기로 했다.


(*참고로 제 와이프는 밥을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이며, 대신 다른 좋은 것들로 영향분은 잘 챙기면서 삽니다~

저희는 자식이 없는 부부이고 저 또한 밥을 잘 먹지 않지만 밥을 짓는 이유는 오로지 제가 회사에 가져갈 점심 도시락 때문이며, 어차피 오늘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취사 버튼을 누르면 되는 상황이었으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고 '꼴 보기 싫은 사람과 왜 결혼을 해서 이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와이프와 매일매일이 행복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사 내용>>


'이혼 후 일상생활에서 이혼하기 전보다 편할 때는 언제인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남녀 간 대답이 갈렸다.

남성 31.0%는 '외부 약속 마음대로 조절'을 첫손에 꼽았고, '꼴 보기 싫은 사람 사라짐(24.0%)'과 '집에서 자유로운 복장(17.9%)', 'TV 리모컨 쟁탈전 불필요(14.7%)' 등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꼴 보기 싫은 사람 사라짐'으로 답한 비중이 28.7%로서 가장 많았고, '시가에서 해방(23.3%)', 'TV 리모컨 쟁탈전 불필요(18.9%)' 및 '식사 마음대로 조절(16.7%)' 등이 뒤를 이었다.


*출처 : 서울경제 - 문제가 된다면 내리겠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183067



7시, 어제 회사에서 큰 일이 생겨서 오늘은 그 일을 무마하기 위해 일찍 출근길을 나섰고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 하나로 아침 식사를 떼웠다.


(출근길 운전중..)


요즘은 다들 일찍들 출근을 하는지 일찍 나와도 길이 많이 막히니 좀 늦게 출발할 때 걸리는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다.



8시반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긴급 회의를 마치고 30분정도 자료 준비를 한 뒤 실장님과 함께 거래처에 찾아가 해명을 하고 오기로 했다.


10시까지 업체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 약 한시간 동안 미팅을 진행하고 우리 회사의 상황에 대해 어필을 잘 해놓은 후 다시 회사로 출발하였다.


큰 거래처일수록, 예민한 업체일수록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쓰고 대응을 잘 해줘야 뒷탈이 생기지 않는다.


회사로 복귀하니 11시반, 사장님께 보고 드리고 나오니 12시가 되었고 오전 업무는 이것으로 종료~!!


사장님과 실장님께서는 일이 생겨서 들어가셨고 오후에 나혼자 회사 일들을 다 처리해야 한다..


'나만 죽어나가는 시스템이다..'



12시, 점심은 집에서 밥을 못가지고 와서 사발면 하나로 떼우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연락을 했더니 성가대원들과 추어탕을 먹고 있다고 한다.


나 때문에 평소 와이프가 좋아하는 추어탕을 먹지 못하는데 간만에 맛있게 먹고 힘내라고 하였다.


(나중에 와이프가 추어탕을 먹어서 그런지 2시간 동안 성가대 연습을 해도 지치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교회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종합 감기약을 사달라고 두번이나 얘기를 했건만 결국 또 잊어버리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설마 나에게 쌓인 감정이 있어서 밥을 못한 척, 약을 못산 척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1시,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후 업무중..)


내 일을 하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사장님과 실장님께서 안계시니 모든 전화들이 내게로 돌아온다.


그 와중에 신규 계약도 체결하고.. 다음 주 미팅들을 잡고.. 견적서를 보내고.. 중간중간 사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아주 정신이가 없다..



내일은 아침에 회사를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가락시장에 있는 거래처에 가서 각 사업부 담당자들과 돌아가면서 만나 릴레이 회의를 하고 와야하는데 다른 일을 제껴서라도 출장 준비는 마치고 퇴근을 해야만 한다.


5시반~6시까지 직원들과 업무 회의를 하고..


그렇게 제대로 쉬지도 못한체 열일을 하다가 8시가 넘어서야 내 업무가 끝이 났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이 시간에는 그나마 차들이 많이 막히지 않는다.


집 근처 마트에서 우리 부부의 생필품인 대용량 소주를 사고 편의점에서 감기약을 사서 집에 도착~!!


주차장에 딱 한자리가 비어있어서 이제 주차를 하려고 했는데 옆에 차가 주차를 너무나도 아름답게 해놓는 바람에 낑낑거리며 차에서 내릴 수가 있었다.


흰색 차량의 우측에는 자전거 자리라 공간이 널널하게 남아 있었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니 다음에 한번더 이렇게 주차를 해놓는다면 다시는 이렇게 이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나도 아름답게 한마디를 해줘야겠다.




그렇게 집에 들어오니 9시가 다 되었고 저녁 한상이 완성되었다.


오늘의 미션은 '지난 주말에 사온 피조개무침과 닭꼬치를 모두 다 먹어치우는 것'이다.


둘다 소식러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사놓고 상해서 버리는 일이 많았기에 가급적이면 쉽게 상할 수 있는 음식들부터 먼저 하나씩 '클리어'를 해나가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저녁 식사 중..)


10시반, 술을 한잔 하면서 겨우겨우 미션을 클리어~!!


'인간승리다..'




마지막 라운드는 홈런볼과 어제부터 시작한 '천일염 소금물 마시기'로 깔끔하게 정리해 보기로 한다.


우리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상도'를 보면서..



나는 오늘 또 한번의 위기를 겪었다.


대외비라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없지만 멘탈이 누구보다 강력한 나라도 조금은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나는 어제도, 오늘도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어제도, 오늘도 편안하게 잘 지낸 이틀간이었다.


결국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지나갔다.




p.s.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아무리 힘든 위기가 찾아 오더라도 슬기롭고 현명하게 잘 극복해 나갈수 있는 당신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집 1차정산일이 돌아왔다! 그래서 악몽을 꾼것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