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남편과 당구장

내 남편 탐구 생활 15화

내 이상형 중의 하나가 당구 잘 치는 남자였다.


그런데 그것까지 맞는 남편을 만나게 될 줄이야...


여자들은 보통 포켓볼을 친다. 나도 포켓볼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사구 200이상 치는 사람들에게 포켓볼로 적어도 한 번 이상씩은 이겼었다.


울 남편과 처음 포켓볼을 쳤을 때 3:1로 졌다. 난 상대방이 봐주는 걸 안 좋아 하기에 똑똑히 얘기한다. 봐주지 말라고... 5년 동안 남편과 쳤던 내 승률은 3승... 개패했던 거다.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것도 봐줬던 거라 한다. 어이가 없다 ㅠㅠ 난 죽자사자 덤볐는데 그것도 봐준 거였다니...


5년쯤 전부터 남편은 주말엔 당구장 죽돌이가 되어버렸다. 나까지 당구장으로 부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이런저런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지만, 주말에 같이 있고 싶은 내 맘은 서운했다. 게다가 자주 같이 치는 형님이랑 게임을 할 때는 왜 내리 지기만 하시는지... 형님께서 말씀하셨다. 나 없을 땐 자기가 거의 진다고. 뭔 조화란 말인가 ㅡㅡ...


다행히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남편이 당구장에 발길을 끊어버렸다. 나야 좋긴 한데 당구 치는 감을 잃어버릴까봐 걱정 아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처음 당구 수치가 200이었는데 지금은 300까지 올렸으니 말이다.


친정 아버지가 대학생 때 400을 치시던 분이셔서 치는 스타일을 잘 보시는데, 남편이 너무 잘 치는 편이라 하신다. 어쩜 하나님은 이런 것까지 맞춰주셨는지... 감사합니다!!!


지금은 남편이 쓰리쿠션만 치다보니 포켓볼을 주로 치던 내 경우엔 아예 감을 잃어버렸다. 한 세트도 이기질 못한다. 서러워~~~ ㅠㅠ 꿀물~ 가끔은 나랑 포켓볼도 치고 그래요~ 나도 사구 좀 배워볼 테니...


암튼 오버옵션인 남편을 두고 있는 나다~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