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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다녀오다 집을 태워먹을 뻔 했다..

40화, 2022.8.14. 장례식장에서 포장해온 음식들로 소주를 마시다


장례식장에 다녀오다 집을 태워먹을 뻔 했다..

40화, 2022.8.14. 장례식장에서 다 먹지 못해(소식러) 포장해온 음식들로 소주를 마시는(주당) 우린 무자식 부부~



저녁 6시반, 갑작스런 부고 소식에 부천으로 장례식장에 다녀오게 되었다.


우리 부부와 친분이 있는 교회 전도사님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는데 지난 번 처가댁 장례식에도 두번이나 찾아오신 분으로 마누라가 이번에 직접 장례식장에 찾아가 뵙지 못하면 가슴에 오랫동안 쌓일 것 같다고 해서 함께 가게 된 것이다.



소식러인 우리 부부에게 식사하고 가라며 (둘다 밥은 빼고) 한상을 차려주셔서 30분 정도 전도사님과 말씀을 나누며 식사를 하였지만 결국 조금밖에 먹지 못하고 남은 음식들은 집으로 가져가서 술안주 하기로 하였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누라가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다름아닌 우리 옆집 사모님께서 우리 집에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다 하여 황급히 우리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드려서 천만다행으로 화재를 면할 수가 있었다.


출발 전에 마누라가 더운 날씨에 먹다 남은 된장찌개를 상할까봐 끓여 놓고 간다는 것이 그만 깜빡 잊어 끄지 못하고 나왔던 것이다.


그렇게 집을 나온지 두시간만에 옆집 전화를 받게 되었던 것이고 만약 옆집에 사람이 없었거나 전화를 주지 않았더라면?


우리 집 뿐만 아니라 빌라 전체에 큰 불이 났을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마누라에게 그저 더욱 더 조심하자는 말 밖에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예민한 내가 이런 상황에서 입을 열면 마누라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일이기에..



옆집 사모님의 도움으로 다행히 큰 일을 면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왜 사전에 확인을 하지 못했는지..', '왜 새로 교체한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마누라의 얘기로는 장모님께서도 냄비를 여러차례 태우셨고 주위에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이 다반사라고 하지만 그런 말은 내 귀에는 들리지가 않았고 집을 나서기 전에 서로 '크로스 체킹'을 하면서 더욱 조심하기로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9시반, 그렇게 집으로 다시 돌아오니 옆집 사모님께서 모든 창문을 열어놓고 환기까지 시켜놔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에 뭐라도 선물을 해드리기로 했다.


아직도 자욱한 연기와 타는 냄새가 나고 있었고.. 완전히 다 빠져 나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장례식장에서 다 먹지 못해 포장해온 음식들과 음료 한병으로 둘이서 소주 한잔하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주곤 12시가 안되서 함께 아름답게 뻗어 버렸다.


편안하게 쉬려고 했던 오늘 하루도 참 힘든 하루였다.


"불조심을 생활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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