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10월달까지 무슨 복이 터졌는지 교회 성가대인 가브리엘, 글로리아, 보아스콰이어 등 세 개나 서게 되었다~ 메조 소프라노 파트와 알토 파트가 부족하다는 지휘자님의 SOS를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서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난 원래 하이 소프라노인데 ㅠㅠ)
성가대를 무려 40년 이상 하신 친정 엄마의 말씀으로는 "악보를 읽을 줄 모르면 메조나 알토 파트를 할 수 없다"고 하신다. 젊었을 때 난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부모님의 강요 아닌 강요로(너 혼자 일반석에 앉아 있을 거냐는) 가족 모두가 성가대에 서게 되었었다. 그래서인지 악보 보는 법은 안 잊어버린듯 10년 정도 봉사하고 10년 만에 다시 서게 된 성가대에서 3번 정도 연습하니 음을 잡을 수가 있었다.
에휴~ 우리 친정 엄마는 찬양을 너무 좋아하셔서 옛날 다녔던 교회 사정이 어려워져 전공자들이 떠나가자, 너라도 솔리스트로 봉사하라고 어거지로 성악을 배우게 한 분이시다~ 워낙 유명하셨던 분께 배웠던지라 후회가 없는 건 사실이긴 하지만... 참고로 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ㅠㅠ
어릴 때부터 플루트를 전공한 언니에, 성악을 전공 하다시피 한 오빠의 음악 소리를 듣고 자란 나로선, 내가 원하지 않는 때 음악을 계속 들어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었다...
작년에 친정 엄마의 강력한 권유로 서게 된 가브리엘 중창단은 검증을 거친 사람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인데, 내 찬양을 들으셨던 대장님의 빽으로 난 테스트 없이 합류하게 되었다. 이런 걸 보면 성악 배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헌데 한 가지 문제인 건... 단원이신 분들이 다들 연세가 있으셔서 키들이 작아 나만 삐쭉 튀어나온다는 거~ 모두들 하이힐을 신으실 때 난 1cm짜리 단화를 신는다. 그래도 튄다 ^^;;
내가 참석하는 모든 성가대가 무대에 설 때 남편은 담당 '동영상 찍사'를 해준다. 원래 사진도 잘 찍을 뿐더러 최신형핸드폰이라 더욱 잘 나와서 단원 분들이 너무 고마워 하신다~ 심지어 가브리엘 한 권사님께서도 오픈하신 가게의 만 원짜리 햄버거를, 남편도 우리 멤버라며 공짜로 포장을 해주셨다. 뭔 일인지 그 뒤 3일 동안 울 신랑, 햄버거 복이 터져서 주구장창 햄버거만 먹어야 했다~
재밌는 에피소드~ 단원분 중 키가 좀 작으신 권사님이 계신데, 교회 바자회 때 남편이 오는 걸 보시더니 "세상에~ 다리 길이가 내 키만해~" 하셨더랬다 ^^;; 다리만 1m가 넘으니... 다들 남편이 너무 멋있다는 말씀들을 하셨다~
지금은 성가대가 모두 방학이라 좀 심심하긴 하다~ 다음 달부터 모인다니 충전 잘 했다가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다. 부디 감기엔 걸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