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탐구 생활 22화
남편은 지금은 없어진 군대 '목공병' 출신으로 이후 '야전공병'으로 편입이 되었다.
처음 군대에 갔을 때 편할 줄 알고 건축과를 적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목공에 당첨이 되셨단다.
공병이 어떤 일을 하는가...
1) 일반 사병들과 마찬가지로 교육 받을 건 다 받고~ 훈련 받을 거 다 받고~
2) 평일 일가 시간에, 주말 쉬는 시간에 남들 쉴 때 불려 나가 일을 하고~
3) 100km 행군을 해서 훈련을 나가 남들은 각자 텐트를 치고 쉴 때 간부 막사 짓고 숙소 근처 야산에 사병과 간부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화장실 등을 만들고~
4) 유격훈련 등 일반 사병이 받는 훈련은 다 받으면서 끊어진 다리를 대신하여 '장관교'를 조립하여 병사나 탱크가 강을 건널 수 있게 하는 훈련도 하고~ (심지어 전쟁시 가장 먼저 적진에 들어갔다가 가장 나중에 빠져 나오는 병사도 공병이라고 한다.)
5) 모내기, 추수, 폭우, 폭설 등 주변 마을에 일이 있을 때마다 대민지원을 나가고~
6) 부대 내부 공사와 관사 공사 뿐만아니라 외부에 큰 공사가 있을시에는 파견을 나가서 다른 부대에서 기생을 해야 하고~
7) 기본 교육, 훈련 외 공사와 유지보수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나가야 한다.
8) 그 당시 부대마다 목공소라는 곳이 있었는데 공사시 사고가 나면 안되니 규율도 꽤나 엄격해서 조금만 실수를 하면 선임들에게 망치와 각목으로 맞는 일들이 허다했다.
이런 일들을 겪고 살았던 남편이다 ㅠㅠ
그런데 옛날 여자들은 좀 알 것이다.
와이프 쪽 아버지나 오빠는 남편 될 사람이 군대를 빡세게 다녀온 걸 좋아한다고...
(참고로 우리 오빠는 카투사 출신이다. 용산 소속 평택 근무지... 주말에는 일반 사람에게도 부대가 개방이 됐기에 오빠가 사주는 티본 스테이크도 먹고 방에 놀러갔더니 2인 1실, 침대와 컴퓨터, 그 당시 비디오, 집에서 가져간 스테레오 컴퍼넌트... 군대가 초호화 판이었다 ㅋ)
남편이 군대를 참 힘들게 다녀왔지만 아빠랑 오빠가 인정해주니 마냥 싫지만은 않다.
남편이 말한다. 제대할 때 이 힘든 군생활을 마치고 나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고...
나도 남편과 함께 춘천에 있는 자대를 두 번이나 놀러갔었다. 춘천에 여행을 갔으니 가보고 싶었었다. 그리고 남편이 고생했었을 자대를 보니 기분이 쨘~ 했었다~ ^^
여자 여러분도 한 번쯤 남편이 군 복무를 했을 군부대에 가 보는 건 어떨런지요? 남편의 힘들었던 과거가 조금은 이해되지 않을까요? ^^
울 남편!!! 고생했지만 수고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