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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손을 가진 나, 여자 손을 가진 남편

내 남편 탐구 생활 25화

이번 편은 전에 남편이 쓴 내 손에 관한 이야기다... 


돌아가신 나의 친외할머니는 당시 이북 원산을 대표하는 미인이셨다고 하신다.

쌍거풀 진 큰 눈에 오똑한 코, 빨간 입술, 하얗고 흰 피부에다 길고 예쁜 목선... 완전 달걀형 얼굴에...

그 당시에는 아기를 낳으면 가장 미인인 사람에게 아기를 처음으로 안기게 했단다. 그 사람이 바로 우리 외할머니셨다. 


외할아버지도 할머니가 고등학생 때부터 눈독을 들이시고 졸업하기만을 기다리셨단다. 졸업 선물로 당시에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할 정도셨다고 하시니... 외할아버지의 형님께서도 외할머니 같은 미인은 또 없을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하신다. 그런 미인이신 외할머니는 공부도 잘 하셔서 원산의 가장 명문 고등학교까지 나오셨다. 세상 참 불공평하다 ㅡㅡ...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 


아는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이북의 여자들이 얼굴은 예쁘지만 손과 발이 노동자 손에 도둑놈 발이라는 것을... 


그것을 이어받은 사람이 우리 엄마이시다!! 


당시 외할아버지께선 엄마께 누누이 말씀을 하셨단다. 넌 왜 얼굴을 안 닮고 못생긴 것만 닮았느냐고~ 


그 엄마의 손을 닮은 게 딸래미인 나다 ㅠㅠ 


한 번은 왜 이렇게 못생긴 손을 물려주셨냐 얘기를 하자, 아빠와 엄마 손을 합쳐 보여주시면서 "여기서 네 손 나온 거면 성공한 거 아니냐!!" 하시는데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때까지 난 아빠가 공부도 오래하시고 하셔서 선비손일 줄 알았는데, 웬걸~ 아빠께서도 엄마 손과 다를 바가 없으셨다 ㅠㅠ 


그나마 다행인 건 내 발이 그나마 작고 봐줄만한 편이란 거다.

키 168cm에 발 사이즈는 운동화 230mm, 구두는 235mm이다. 돌아가신 친할머니께서 발이 작은 편이셨다고 들었는데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 


남편이 발 큰 여자를 별로라 하는데 나와 남편의 발 사이즈는 딱 남편의 긴 발가락 길이만큼 차이가 난다. 


그리고 엄마가 말씀하신다. 내가 외할머니 목선을 많이 닮았다고... 주위 남자 사람 친구들에게 가끔 듣긴 했었다. 목선이 예쁘다는 말을...

그나마 봐줄 게 있어서 다행이다 ㅋ~ 


내가 남자 손이다보니 남편이 될 사람은 선비 손처럼 예쁜 손을 가진 사람이길 바랬다. 지금의 내 남편이 그렇다. 가늘고 긴 손~ 내 소원이 이뤄졌다 ^^ 


남편은 이런 내 손도 이쁘다 좋아해준다. 가끔은 놀리기도 하지만~ ^^;; 하긴, 사람은 내면이 더 중요하지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내 가장 큰 바람은 엄마처럼 이지적인 사람이 되는 것과 하나님의 지혜를 닮는 것이다. 평생의 바람이다!!! 


자, 여러분은 행복하게 살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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