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대구

by 보리차

익숙한 길, 무뚝뚝한 도시.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같이 갈 거라곤 생각지 못했던 곳,

내게 너무 익숙한 이 도시를

그에게 소개한다는 건

낯설면서도 묘하게 설레는 일이었다.


노을이 번지고 하늘이 어둑해지기까지

끝없이 변주되는 빛깔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찾아오자

도시는 반짝거리고

수영장 위로 번지는 은은한 조명과

달빛이 어울려

다른 세상을 빚어냈다.


오랫동안 즐기던 음식

막창, 평화시장, 동인동까지

원조는 역시 맛이 달랐다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동성로였지만

같이 걷고 쉬고,

예쁜 은팔찌와 가죽 팔찌를 나누고

오랜 시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운 시간

올라온 길은 멀지만

함께함에 감사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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