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CRM으로 생일 축하하는 방법

생일 메시지, 스팸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려면?

by 김찬희

이 매거진은 아래 해당하는 분이 편하게 읽어보기 좋습니다.


▸ 생일 CRM 레퍼런스를 찾고 있는 CRM마케터

▸ 특별한 고객 경험을 기획하고 싶은 서비스 기획자 & PM

▸ 요새 뜨는 CRM에 관심이 생긴 퍼포먼스/콘텐츠/브랜드마케터


목차

생일 메시지가 스팸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려면?

01. 미리 축하해요 - 올리브영/쏘카
- 생일 D-10, 먼저 축하해서 눈에 띄기
- 높은 할인율 + 리마인드로 두 번 각인하기
- 그렇다면 미리 축하할수록 좋을까?

02. 쿠폰보다는 보이는 상품으로 - 버거킹/스타벅스
-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선물처럼 느껴지는 이유
- 고를 수 있는 선물이 브랜드 애정도를 높인다

03. 포장으로 기대감 높이기 - EQL/COS/무신사
- 다 보여주면 앱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
- 적당히 감추는 것도 전략이다.

04. 결론: 생일 CRM으로 좋은 경험을 만들려면
- 산업군별 생일 CRM 접근법
- 생일 메시지가 선물이 되는 순간


지난주에는 제 생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마케팅 수신 동의를 다 켜둔 CRM 마케터이죠.

대충 생일 메시지 nn개 받았다는 뜻

따끈따끈한 생일메시지 받은 CRM 마케터가 생일 레퍼런스 말아드립니다.

마케터이자 고객으로서 어떤 메시지가 좋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험이 만들어졌을지 분석해 볼게요.




생일 메시지, 스팸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려면?


01 미리 축하해요 - 올리브영/쏘카

올리브영, 무신사를 비롯한 7곳의 브랜드에서는 생일 10일 전 ~ 3일 전에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고객으로서 이 타이밍에 받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기분도 좋았다. 생일이 가까워짐을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에 브랜드의 축하 메시지를 받으면, 괜히 챙김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생일 당일이 가까워질수록 비슷한 메시지가 쌓이고 피로도는 높아진다. 기업은 1개만 보내도 고객이 받는 메시지는 10개,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피로도가 쌓이기 전에 먼저 축하해서 눈에 띄는 게 중요하다.



올리브영: 생일 D-10, 2천원 쿠폰 친구톡


작년 생일에는 똑같은 타이밍에 Push 메시지로 생일을 축하했는데, 올해는 친구톡으로 채널을 바꾼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지가 들어가니, Push보다 확실히 눈에 잘 들어온다. 친구톡은 비용이 들지만, '생일'이라는 특별한 명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에는 더 적합하다. 특히 줄 수 있는 할인액이 크지 않을 때일수록,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맥락을 더하는 것이 고객 머릿속에 각인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쏘카: 생일 D-5, D-day 40% 쿠폰 Push


쏘카는 생일 5일 전에 쿠폰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올리브영과 다른 점은 쿠폰 할인율이 40%로 높아서, Push로 보내도 혜택 체감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받았던 CRM 메시지 중 유일하게 생일 당일에도 리마인드를 보냈는데, 미리 받은 좋은 감정에 더해 당일에 한 번 더 혜택을 상기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럼 미리 축하할수록 좋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한 은행 브랜드에서 14일 전에 앱에 들어와서 로그인하면 신세계 5천원 상품권을 드린다는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생일은 핑계고, 원래 보내려던 혜택을 억지로 생일에 끼워 맞춘 느낌이 강했다. 생일이 2주나 남았는데, 혜택은 당일 하루만 쓸 수 있었고, 은행이라는 산업군과도 생일과도 연관이 없는 혜택이라 순간 스팸인 줄 알고 멈칫했다. 너무 이르지 않은 타이밍에, 맥락을 담아야 고객 마음에 와닿을 수 있다.



02 쿠폰보단 보이는 상품으로 - 버거킹/스타벅스

버거킹, 스타벅스를 비롯한 F&B 브랜드는 쿠폰보다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상품으로 생일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 단가가 낮아 상품 증정이 가능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장 방문 기회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버거킹: 불고기 와퍼 주니어 (한 달 사용 가능)


고객으로서 받았을 때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쿠폰이 아니라 이런 상품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패션 브랜드의 2만원 할인 쿠폰이 더 이득인데, 왜 몇천 원짜리 햄버거가 더 가치 있게 느껴질까?

첫째,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10만원 이상 구매해야 쓸 수 있는 2만원 쿠폰은 어쨌든 내가 8만원을 써야 한다. 하지만 와퍼는 그냥 가서 받을 수 있는 조건 없는 혜택이라 진짜 선물처럼 느껴진다.


둘째, 이익 계산이 쉽기 때문이다. 쿠폰은 내가 살 금액에 맞춰 직접 계산해야 하지만, 보이는 상품은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혜택으로 즉각 체감된다. 실제로 CRM 마케터들과 이야기해 보면 정률(%)보다 정액(원), 쿠폰보다 적립금, 적립금보다 상품이 체감 가치가 더 높다는 데 공감한다.



스타벅스: Tall 사이즈 음료 (한 달 사용 가능, 직접 선택 가능)


스타벅스에서 주목할 점은 자신이 원하는 Tall 사이즈 음료를 직접 골라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선물로 골라 받을 수 있다. 미국 사회 심리학자 Jack Brehm에 따르면, 자신이 선택한 대안을 더 바람직하게 느끼곤 한다. 사람은 본인이 선택한 것에 더 애착을 느끼게 된다. 우리 것을 사게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우리 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은 더 어려운 과제다. 스타벅스는 생일에 직접 고를 수 있는 선물로 브랜드의 애정도를 높이고 있다.


03 포장으로 기대감 높이기 - 무신사/EQL

무신사와 EQL은 메시지에서 어떤 쿠폰이 주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궁금증을 자아내 앱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이다.

Push, 문자 같은 아웃바운드 채널의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유입'이다. 그 이후 탐색과 구매는 앱에 들어온 고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 너무 많은 정보를 미리 보여주면 오히려 앱에 들어와야 할 이유를 잃게 된다.


요즘 아웃바운드 채널 성과를 보며 느끼는 건, 무조건 개인화 문구를 넣는다고 성과가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적당히 감춰서 클릭하게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다. 무신사와 EQL이 쿠폰을 적당히 포장하는 것은 전략적인 장치다. 호기심을 자극해 고객이 직접 앱을 열게 만드는 것, 이것이 생일 메시지를 스팸이 아닌 기대감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생일 CRM으로 좋은 경험을 만들려면...


지금까지 살펴본 생일 메시지 레퍼런스를 종합해 보면, 결국 핵심은 하나다.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생일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가.


생일 메시지가 스팸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브랜드가 고객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생일을 매출의 기회로만 보기 때문이다. 앞서 본 은행 브랜드의 사례처럼, 생일과 맥락이 맞지 않는 혜택은 아무리 금액이 커도 스팸으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산업군별로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이커머스 / 패션

쿠폰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타이밍과 채널에서 차별화하는 게 좋다. 올리브영처럼 생일 D-10 ~ D-3 사이에 먼저 축하해서 눈에 띄거나, 무신사와 EQL처럼 혜택을 살짝 감춰 앱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할인액이 크지 않다면 친구톡처럼 이미지를 활용해 맥락을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F&B

단가가 낮은 만큼 상품 증정이 가능하다는 걸 적극 활용해야 한다. 쿠폰보다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선물'로 접근할 때 고객 만족도가 훨씬 높다. 스타벅스처럼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주면 브랜드 애정도까지 높일 수 있다.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버거킹처럼 주니어 사이즈로 제공해 크로스셀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도 전략이다.


금융 / 구독 서비스

생일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혜택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산업군 특성상 직접적인 상품 증정이 어렵다면, 포인트 적립이나 구독 혜택 연장처럼 서비스 안에서 줄 수 있는 혜택을 생일과 연결하는 방식이 더 설득력 있다. 억지로 생일에 끼워 맞춘 혜택은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좋은 생일 CRM은 화려한 혜택보다, 고객이 '이 브랜드가 나를 기억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타이밍, 채널, 혜택의 맥락이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생일 메시지는 스팸이 아닌 선물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CRM 기획, '이렇게' 해보세요!